포경수술은 우리나라 남성의 80% 이상이 한다. 그러나 유럽의 한 전문가 집단은 ‘포경수술은 잔악한 남성 성기 절단행위’라고 주장하며 포경수술을 반대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 남성은 한국 남성의 절반 수준만 포경수술을 하고 있다.
포경수술 해야 할까, 말아야 할까?
포경수술 반대론자들은 포경수술로 귀두를 둘러싼 조직인 포피를 잘라낸 뒤 드러나는 귀두는 원래 점막인데, 노출될 경우 귀두 각질화 등 손상이 올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강제로 노출된 귀두의 피부가 둔마되면서 성감이 둔해져 성인이 된 후 성생활에 문제가 올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또 현대사회에서는 샤워나 목욕을 자주하고, 세척제도 뛰어나기 때문에 포피 사이의 이물질 침투나 염증 등이 발생할 확률이 적어 굳이 포경수술을 할 이유가 없다는 의견도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포경수술을 하는 게 더 좋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우선, 포경수술을 원하는 남성들 중 포피 분비물 때문에 염증이 생기는 사례가 흔히 발생하기 때문. 보통 악취를 고민하는 남성들은 이 분비물이 일반인보다 많이 생성되거나, 자주 씻어내지 않기 때문이다. 또 자주 씻는다 해도 여전히 포피 주름에 이물질이 낄 수 있기 때문에 각종 염증, 감염 등을 예방하고 청결을 유지하기 위해 포경수술을 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있다.
최근에는 포경수술이 에이즈도 예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존스홉킨스대 연구팀은 포경수술로 음경이 산소에 노출되는 부위가 넓어지면, 공기와 적대관계인 '혐기성 미생물'이 줄어드는 것으로 발견했다. 에이즈를 일으키는 HIV바이러스는 대표적인 혐기성 바이러스다.
진성포경이라면 수술하는 것이 좋아
포경은 가성포경, 진성포경 두 가지 종류로 나뉜다. 가성포경이란 평상시에는 포피가 귀두를 덮고 있지만 손으로 포피를 당기거나 발기했을 때 정상적으로 귀두가 노출되는 상태를 말한다. 가성포경이라면 굳이 포경수술을 받지 않아도 문제가 없다.
진성포경이란 포피가 귀두를 감싸는 정도가 심해 포피를 당겨도 귀두의 노출이 매우 적으며, 심지어 발기까지 어려운 상태다. 양성훈 유비스병원 외과 과장은 “진성포경은 포피가 음경을 꽉 조여 발기도 어렵고 음경 발육에 지장을 줄 가능성도 크다. 또 귀두나 포피 사이에 세균이 번식해 염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수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성포경일지라도 진성포경과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면 전문의의 상담을 통해 수술여부를 따져봐야 한다고 양 과장은 설명했다.
포경수술, 언제 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
과거에는 출생 직후 포경수술을 시행했다. 그러나 신생아는 시술 시 통각이 예민하게 전달돼 뇌세포에 손상을 준다는 학설이 발표되면서 출생 직후 수술을 하는 것을 자제하고 있다. 간혹 요로 확장과 같은 신체 이상을 갖고 태어난 경우 요로감염을 예방할 목적으로 시행하는 정도다.
포경수술 적기는 성기의 발육이 시작되는 사춘기 이후이다. 환자가 국소마취 과정을 참을 수 있고, 정신적으로 수술을 받아들일 수 있는 때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