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일본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었던 'F컵 쿠키'가 국내에도 인터넷을 통해 판매되면서 여성 소비자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가슴을 풍만하게 키워 주고, 얼굴이 하얘지며, 생리불순도 개선되고,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고 까지 홍보하니 빈약한 가슴으로 속앓이 하는 여성들에겐 ‘침 고이는’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요동치는 여성들의 구매심리에 식약청이 제동을 걸었다.
쿠키'의 성분을 조사한 결과 현재 식품으로 사용할 수 없는 '푸에라리아 미리피카'가 검출됐다는 것.
아직 식품으로서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아 다량 섭취할 경우 자궁비대와 같은 부작용도 우려된다는 것이 식약청의 설명이다.
보조식품이나 크림만으로 가슴을 키울 수 있다는 광고는 많은 경우가 이미 고전이 되어버렸다. 운동하면 가슴부위의 살이 먼저 빠지기에, 헬스클럽에서는 가슴 키우기
운동프로그램을 속속들이 편성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하지만 아직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방법은 신기루에 불과함을 잊지 말고, '가슴 키우는 방법들'에 대한 진위를 잘 판단해야 할 때다.
우선, 먹는 보조식품이나 바르는 크림에 대한 신봉은 외려 가슴에 '상처'가 되는 방법일 수 있다. 이 제품들은 F컵 쿠키의 전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부분이 석류, 호프 등에서 추출할 수 있는, 여성호르몬과 같은 천연성분들을 강화시킨 제품들이다.
여성호르몬은 생물학적 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지만, 지방축적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요컨대, 호르몬은 인위적으로 과다 복용하면 살이 찌면서 가슴이 커져 보일 수도 있는 것이다. 더구나 여성 호르몬제를 과다 복용은 여성암이나 중풍 발병 위험을 높일 수도 있다. 물론 크림의 경우 가슴에 직접 바르기 때문에 가슴만 커지는 효과가 나타나기도 한다.
하지만 사용을 중지하면 바로 꺼져버리는, 요요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실망으로 풀 죽는 이들이 많다는 것이 문제다.
또한, 매우 많은 여성이 지금도 실행하고 있는 ‘가슴 키우기 운동’을 따져보자. 손과 팔꿈치를 붙인 상태에서 머리위로 올렸다 내렸다 하는 것인데, 반복하면 가슴이 커진다고들 한다.
하지만 이 운동은 가슴 자체가 아니라 가슴 주변의 근육을 키우는 방법이다. 가슴은 커지지 않을지 몰라도 가슴의 처짐을 방지하고 탄력을 유지하는 데는 좋은 방법이니 그나마 후한 점수를 받을 만 하다.
가슴을 키우는 '기기'들도 많은데, '진동이나 압력을 이용한다'고 해 과학적인 느낌을 준다. 하지만 이는 생각보다 강한 자극을 주기 때문에 가슴이 커지기보다 가슴 조직을 손상시킬 우려가 크다.
효과가 나타난다 해도 환자의 기대에 못 미칠 정도로 미미한 경우가 많다. 의학에서 인정한 가슴 키우기 기기로는 브라바(Brava)라는 제품 밖에 없다. 50~100cc 정도 가슴이 커지는 효과를 볼 수 있으나, 하루 10시간씩 10주간을 착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으니 이 또한 부담스러운 방법에 속한다.
결론적으로 가슴확대수술을 받는 것 외에 다른 모든 방법들은 소위 영양가가 없다. 하지만 이 모든 ‘가슴 키우기 방법’들을 반드시 부정할 필요는 없다.
지금이야 인체의 감촉과 거의 유사한 실리콘젤 보형물을 이용하거나 남아도는 자신의 지방을 빼 가슴에 넣는 자가지방이식 유방확대술이 각광을 받고 있지만, 이런 과학적 방법들도 처음엔 ‘가설’로부터 출발했기 때문이다.
가설을 입증하고 실용화시키는 것이 과학이 가진 힘이다. 어쩌면 이런 방법들도 과학을 통해 거듭나 먼 미래엔 정설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 바람성형외과 심형보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