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희진(가명·12)양 사례
키 148㎝, 몸무게 39㎏인 초등학교 6학년 박양은 자존심이 강했고 완벽주의적 성격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시험 성적이 잘 나오지 않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고, 그 바람에 살이 조금 빠졌다. 주위에서 “예뻐졌다”는 얘기를 하자, “나도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자”며 엉뚱하게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나중엔 밥을 매끼 두 티스푼 정도 먹거나 아예 먹지 않았고, 살찐다고 물도 거의 마시지 않았다. 박양은 쇠꼬챙이처럼 변해갔지만 “살을 빼야 한다”는 강박감에 계속 시달렸으며 결국 체중이 26㎏으로 줄었을 때 쓰러져 병원에 왔다. 두 달 반 정도 입원해 인지행동치료와 항우울제 등 약물치료를 받은 결과 원래 몸무게를 회복해 퇴원했다.
(사례 제공=백상 식이장애클리닉)
■ 진단 기준은 무엇인가?
▲정상 체중의 85% 이하 또는 BMI(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가 17.5 이하일 것 ▲살이 찌는 데 대한 병적인 집착이나 두려움 때문에 저체중인데도 살을 더 빼야 한다는 강박관념 ▲무월경증(남자인 경우 성욕과 성기능 감퇴).
■ 생물학적 원인은?
식욕이나 체온 등을 조절하는 대뇌 시상하부의 이상이 원인으로 추정되며 유전적 요인도 작용함.
■ 어떤 사람이 잘 걸리나?
어렸을 때 성적 학대를 받은 사람, 성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갖고 있는 사람, 무의식적으로 성숙한 여성이 되길 거부하는 사람, 어렸을 적 어머니와 관계가 나쁜 사람.
■ 환자의 행동 특징은?
성행위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여성으로 성숙해서 아기를 갖고 젖을 먹여야 한다는 데 대해서도 무의식적 거부감이 강하다. 이들은 먹는 것을 성행위와 동일시하며, 살찌는 것을 임신한 것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먹는 것과 살찌는 것을 극도로 혐오하며, 심각한 저체중임에도 불구하고 계속 살을 빼야 한다고 생각한다. 때로는 폭식을 하고 그런 자신이 수치스러워 구토를 하거나 설사약 등을 복용해 음식을 배설해 버리기도 한다. 주로 사춘기 무렵에 많이 발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