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올레를 명상하며 걸었더니…
"23㎞를 걸은 날이 있었어요. 자신이 없었는데 다 걷고 나니 내 건강에 자신이 생기더군요." "묵묵히 걷다 보니 들꽃, 새가 내게 말을 걸어왔어요. 마음이 맑아졌어요." 헬스조선 기획으로 2차까지 진행된 '제주 올레 명상 걷기'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몸과 마음이 함께 치유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제주 올레 1~5구간(총 90㎞)를 5일간 걸었던 여성 사업가 최경운(58)씨. 작은 회사를 경영하는 최씨는 등산, 헬스장 운동보다 훨씬 좋더라고 했다. 말을 줄이고 내 자신, 자연과 대화할 수 있는 걷기의 매력이 컸다는 것이다. "제주의 바람, 하늘을 나는 새가 내게 말을 걸어오는 것 같았어요. 몸으로 자연을 느끼니 평화가 찾아오더군요."
전직 교사 박정희(62)씨. 퇴직 후 집에만 있다 보면 허탈감을 느낄 때가 많았다. 지나온 삶을 정리하고 싶어 올레로 향했다. 집 뒷산에 자주 오르긴 했지만 1시간 이상 걸은 적이 없어 불안했다. "힘들긴 했지만, 다음날 아침 일어나면 새롭게 깨어나는 내 몸을 느껴 신기했지요." 박씨는 "자연을 느끼며 천천히 걷는 동안 행복했다"며 "요즘도 올레의 풍경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제주 올레 21구간 전체를 걸을 예정인 50대 후반의 주부도 두 명 있다. 이름이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문모(58)씨는 가족 뒷바라지에 지친 심신을 달래고 싶었다고 했다. "결혼 40주년 기념으로 오신 분도 있던데, 저는 일상 탈출이 목적이었어요." 아무리 쉬려고 애를 써도 집에서는 그게 안됐다고 한다. 문씨는 2주차에 접어들면서 쾌활하게 변하는 자신을 느끼고 있다. 여전히 밤잠은 푹 자지 못하지만 마음도 편해지고 있다. "수십 년의 세월이 한꺼번에 정리되진 않겠지만, 명상과 걷기로 치유를 받고 있어요."
역시 전 구간을 걸을 계획인 이모(58)씨는 "우리 나이엔 누구나 치유받고 싶은 크고 작은 상처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에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내가 원하는 삶을 꾸리자고 결심했다는 이씨는 "3·4주 차에는 죽음에 대해 생각하며 걸어볼 계획"이라고 했다. 삶을 아름답게 마무리하기 위한 준비다.
'제주 올레 명상 걷기' 3차 프로그램은 제주 서부구간(3월31~4월5일)에서, 4차는 북부구간(4월7~12일)에서 각각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