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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진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 지속가능체계연구실장이 발표하는 모습​./사진=오상훈 기자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이 중증 환자를 기피한다는 지적이 이어져온 가운데 실제 문제는 ‘의학적 중증도’가 아니라 간호 인력의 관리 부담이 큰 특정 환자군에 집중돼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7일 서울대어린이병원 CJ홀에서 병원간호사회와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가 공동 개최한 ‘간병 부담,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가 답이다’ 정책 심포지엄에서 정현진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 지속가능체계연구실장은 “중증환자 배제 논란의 문제 정의부터 다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보호자나 개인 간병인 없이, 간호사 등 전문 간호 인력이 24시간 체계적으로 환자를 돌보는 제도이다. 돌봄 부담을 줄이고 원내 감염병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지난 2015년 도입됐다. 그러나 돌봄 부담이 큰 중증환자의 입원을 거부하고 경증 환자만 받는 병동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실효성 논란이 제기돼왔다. 지난해 6월 기준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798개 의료기관, 8만6443개로 전체 병상 중 34.4%에 머물고 있다.

정 연구실장은 이날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의 ‘중증환자 선별 논란’을 검증하기 위해 건강보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그는 ‘중증환자 배제’라는 표현 자체가 지나치게 포괄적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는 의학적으로 상태가 위중한 환자를 배제하는 것인지, 아니면 간호 인력 입장에서 돌봄 부담이 큰 환자를 선별하는 것인지를 구분해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동일 질환군 내에서 중증도 코드를 활용해 살펴본 결과, 의학적 중증도가 높을수록 오히려 간호·간병통합병동 입원 가능성이 높게 나타났다. 실제로 폐렴, 암 등 중증 질환 환자들이 통합병동에 더 많이 입원하는 경향도 확인됐다. 의학적으로 심각한 중증 환자를 통합병동이 배제한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이다.

반면, 간호 현장의 부담이 큰 환자군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왔다. 주요 골절 환자는 통합병동 입원 가능성이 약 29% 높았지만, 치매·섬망 환자는 약 21%, 중증 장애 환자는 약 37% 낮게 나타났다. 특히 중증 장애 환자의 경우 통합병동 입원 가능성이 현저히 낮았다.

이에 대해 정 연구실장은 “의학적 중증도보다 간호팀 입장에서 관리 난이도가 높은 환자 특성이 선별의 핵심 요인”이라며 “현 체계에서는 돌봄 난이도가 매우 높은 환자들이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러한 선별 현상이 제도 자체의 한계라기보다 병상 운영 구조의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실제 병원의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참여율이 높아질수록 치매·섬망 환자나 장애 환자의 통합병동 입원 가능성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 전체에 통합병동이 확대되면 간호관리자가 병동 간 인력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토대로 정 연구실장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병동 확대 ▲환자구성 및 간호 필요도 변동에 따른 유동인력 운영 체계 마련 ▲간호인력 배치 기준 개선 ▲장애군 전담 케어팀 구성 및 장애인 활동보조사의 돌봄 참여 허용 등 간호적 관리도가 높은 환자군을 위한 맞춤 전략도 제시했다.

정 연구실장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의 전병동 확대로 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하기 위해서는 통합병동과 일반병동의 인건비 격차 수가 보상, 통합병동 전환에 따른 공간·시설 개선 지원 등 보상체계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진 종합 토론에서 추영수 병원간호사회 제2부회장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 기준은 병상 수가 아니라 환자 안전과 간호서비스 질이어야 한다”며 간호사 배치 기준 현실화와 수가체계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 대표도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병동 확대의 방향성은 옳지만 성과 지표 공개, 치매·섬망·장애 환자 등 의료적 취약계층에 대한 별도 서비스 기준 및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라며 “임상 인력 유입을 위한 근무 환경 개선, 간호·간병 수가 사용 내역의 항목별 공개 등 구조적 개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제도의 본래 목적은 실현될 수 없다”고 했다.

오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