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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엑스맨’의 악역 세이버투스 역으로 알려진 배우이자 전직 프로레슬러 타일러 메인(59)가 남성 유방암 투병 사실을 공개했다./사진=게티이미지
유방암은 여성만의 질환으로 여겨지기 쉽다. 하지만 남성에게도 유방 조직이 있는 만큼, 유방암이 발생할 수 있다. 최근 영화 ‘엑스맨’의 악역 세이버투스 역으로 알려진 배우이자 전직 프로레슬러 타일러 메인(59)도 남성 유방암 투병 사실을 공개했다.

◇남성 유방암, 여성보다 예후 나빠
지난 10일(현지시각) 미국 매체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타일러 메인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유방암 진단을 받았으며 항암 치료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그는 “처음에는 부끄러워서 비밀로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남성 유방암은 사회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탓에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고, 그만큼 치료 결과도 좋지 않은 사례가 적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이 같은 인식을 바꾸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어 공개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메인은 가슴에 딱딱한 멍울을 발견했지만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고 밝혔다. 심지어 의료진조차 유방암 가능성이 크지 않다며 정밀 검사를 권유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아내는 멍울 제거와 조직검사를 강하게 권했고, 그 덕분에 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었다.

유방암은 유방 조직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이다. 주요 위험 요인으로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노출 기간이 꼽힌다. 이 때문에 남성에게서 발생하는 경우는 드물다. 2026년 보건복지부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전체 유방암 환자 중 남성 환자는 0.5%에 불과했다.

발병률은 낮지만 예후는 여성보다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국립암연구소의 대규모 인구 기반 등록 자료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남성 유방암 환자는 여성 환자보다 생존율이 낮고 예후가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러한 차이가 남성 환자의 늦은 진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많은 남성이 자신도 유방암에 걸릴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가슴에 멍울이 생겨도 여유증 등으로 오인해 병원을 찾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사회적 인식 개선해야
사회적 인식도 조기 진단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홍콩대 의과대 연구팀은 남성 유방암 환자 56명의 데이터를 후향적으로 분석하고, 생존 환자들을 대상으로 증상 인지 당시의 감정과 진단 지연 원인에 대한 설문을 진행했다. 그 결과, 환자의 90% 이상이 의심 증상을 발견했을 때 부끄러움과 수치심을 느꼈다고 답했다. 또한 67%는 이러한 심리적 부담 때문에 병원 방문이 늦어졌으며, 진단 당시 이미 림프절 전이가 진행된 상태였다고 밝혔다.

유방암은 조기에 발견할수록 생존율이 높고 치료 성적도 좋다. 남성도 평소 자신의 가슴 상태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증상은 한쪽 가슴, 특히 유두 주변에서 단단한 멍울이 만져지는 것이다. 이 밖에도 유두 함몰, 유두 분비물이나 출혈, 유두 주변 피부 변화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 같은 증상이 관찰된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 유방촬영술이나 초음파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김영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