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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수화물 섭취량을 무작정 줄이면 오히려 건강에 악영향이 간다. /클립아트코리아
밥과 빵에 든 탄수화물이 혈당을 높이고 살을 찌운다는 이유에서 탄수화물을 멀리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행동은 오히려 건강에 악영향을 준다. 탄수화물은 우리 몸에 없어선 안 될 필수 영양소이기 때문이다. 탄수화물 섭취량을 극도로 제한했을 때 신체에는 여러 반응이 나타난다.

◇극심한 피로감과 두통
섭취한 탄수화물은 포도당으로 분해돼 혈액에 흡수된 뒤, 몸 곳곳에서 에너지원으로 사용된다. 탄수화물을 먹지 않아 에너지원이 부족해지면 몸은 지방을 분해해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이 과정에서 체중이 줄어들기도 하지만, 오랜 기간 과도하게 지방이 분해되면 두통, 집중력 저하, 짜증, 메스꺼움, 수면 장애 등이 나타난다. 

◇장내 환경 악화
탄수화물 섭취량이 줄어들면 식이섬유 섭취량도 함께 줄어 장내 환경을 변화시킨다. 장내 미생물은 식이섬유를 발효하면서 단쇄 지방산인 부티르산을 만들어낸다. 부티르산은 대장 상피세포의 주요 에너지원이며, 세포 내 매개체 역할을 한다. 유전자 및 면역 조절, 암 억제, 세포 분화, 장벽 기능 조절, 산화 스트레스 감소, 내장 감각 민감도 및 장 운동성 조절을 담당한다. 실제로 ‘응용 환경 미생물학(Applied and Environmental Microbiology)’에는 탄수화물 섭취량을 줄이는 식단을 했을 때 분변 내 부티르산이 불균형적으로 감소했다는 논문이 게재된 바 있다. 

◇저혈당 가능성 
약물을 복용하고 있는 제2형 당뇨병 환자가 탄수화물 섭취량을 줄이면서 약물 용량을 줄이지 않으면 저혈당 위험이 있다. ‘프론티어스 인 뉴트리션(Frontiers in Nutrition)’은 탄수화물 섭취를 줄일 경우 설포닐우레아와 메글리티나이드가 저혈당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약물 용량을 조절해야 한다고 했다. 두 약물은 췌장의 인슐린 분비를 촉진한다. 탄수화물 섭취가 줄어들면 식후 혈당 상승폭이 줄어드는데, 약물에 의해 혈당이 과도하게 떨어질 수 있다. 몸이 떨리고 기운이 없거나, 심장이 심하게 뛰고 의식이 흐려지는 증상이 나타나면 저혈당에 해당한다. 연구진은 탄수화물 섭취량이 적은 상태에 몸이 적응할 동안 단기적으로 고혈당이 나타날 수 있지만, 인슐린 용량을 줄이지 않아 발생하는 저혈당 위험보다는 낫다고 했다. 

◇정제 탄수화물보다는 복합 탄수화물 골라야
혈당 관리를 위해선 섭취하는 탄수화물의 종류를 바꿔 보자. 흰 쌀밥, 빵, 떡에 들어있는 정제 탄수화물은 가공 과정에서 섬유질 같은 영양소가 제거된다. 복합 탄수화물은 미량 영양소가 많아 소화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혈당을 천천히 올린다. 복합 탄수화물 식품으로는 전분이 풍부한 채소, 강낭콩과 렌틸콩, 통곡물 등이 있다. 

‘영양과 건강 저널(Journal of Nutrition and Health)’에 따르면 탄수화물의 적정 섭취 비율은 총 에너지 섭취량 기준 50~60%다. 이보다 적게 먹거나 많이 먹으면 수명과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식이섬유 섭취량을 늘리고, 탄수화물·단백질·지방의 균형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식단 관리를 해야 한다. 혈당을 높이는 첨가당은 총 에너지 섭취량의 10% 이내로 먹는 게 좋다. 

김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