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토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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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했을 때의 지미 글렌디닝(왼쪽)과 종양 제거 수술 후의 모습(오른쪽)/사진=더 미러
기억력이 떨어지고 말이 잘 나오지 않아 가족들이 치매를 의심했던 60대 남성이 검사 결과 악성 뇌종양인 교모세포종 진단을 받은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6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더 미러'에 따르면, 영국 북웨일스 플린트셔에 사는 지미 글렌디닝(68)은 지난해 초부터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슈퍼마켓에 갔다가 왜 왔는지 기억하지 못하거나, 대화 중 적절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 일이 반복됐다.

딸 나오미는 "아버지가 마트에서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왜 그곳에 왔는지, 무엇을 사려고 했는지 기억하지 못했다"며 "처음에는 말을 더듬는 모습 때문에 일과성 허혈 발작(미니 뇌졸중)이나 치매 초기 증상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특히 지미의 어머니가 알츠하이머병을 앓았던 터라 가족들은 수개월 동안 치매를 가장 유력한 원인으로 여겼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은 더욱 심해졌다. 평소 활발하고 유쾌했던 지미는 점차 말수가 줄고 예민해졌으며, 심한 두통으로 진통제를 자주 복용하기 시작했다. 혼란 증상도 나타났다. 어느 날에는 플라스틱 용기에 수프를 담아 가스레인지 위에 올려놓고도 위험하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고, 가족들은 그제야 심각한 이상을 직감했다.

병원을 예약했지만, 검사 전에 상태는 급격히 악화됐다. 지난해 11월 20일 갑자기 다리 감각이 사라져 응급실로 이송됐고, 정밀검사 결과 공격적이고 완치가 어려운 악성 뇌종양인 교모세포종 진단을 받았다. 의료진은 치료하지 않으면 크리스마스까지 생존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지미는 같은 해 12월 수술을 받아 종양의 약 80%를 제거했다.

가족은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낼 수 있었지만, 이후 수술 부위에 심각한 감염이 발생해 응급수술을 받았고 두개골 일부를 제거해야 했다. 7주간 입원 치료를 받은 뒤 폐색전증까지 진단받았으며, 현재는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를 이어가고 있다. 보행기를 사용해야 할 정도로 신체 기능은 저하됐지만 가족들의 돌봄 속에서 치료받고 있다.

뇌종양은 양성과 악성으로 나뉜다. 양성 종양은 성장 속도가 느리고 경계가 비교적 뚜렷해 수술로 완치가 가능한 경우가 많으며, 5년 생존율도 90%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악성 종양은 빠르게 자라고 주변 조직으로 침범하기 쉬워 예후가 좋지 않다.

지미가 진단받은 교모세포종은 전체 뇌종양의 약 12~15%를 차지하는 대표적인 악성 뇌종양으로, 세계보건기구(WHO) 분류상 가장 높은 4등급에 해당한다. 종양이 빠르게 커지면서 뇌압이 상승하면 두통, 메스꺼움, 구토가 나타날 수 있다. 또 종양이 뇌의 특정 부위를 압박하면 감각 저하, 얼굴 마비, 언어장애, 기억력 저하, 성격 변화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종양 위치에 따라 호르몬이나 체내 수분 조절 기능에 영향을 미치면 원인을 알 수 없는 심한 갈증이나 잦은 소변이 나타나기도 한다.

뇌종양 치료의 기본은 수술이다.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두개골을 열어 종양을 제거하는 개두술이다. 양성 종양은 수술만으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지만, 교모세포종은 종양세포가 주변 정상 조직까지 퍼져 있는 경우가 많아 완전히 제거하기 어렵다. 따라서 수술 후 방사선치료와 항암치료를 함께 시행한다.

치료하지 않으면 평균 생존 기간은 3~6개월 정도로 알려졌지만, 적극적인 치료를 받으면 생존 기간을 1년 이상 연장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기억력 저하나 언어장애, 성격 변화, 원인을 알 수 없는 두통이 지속된다면 단순한 노화나 치매로 넘기지 말고 신속하게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장가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