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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상사로부터 받는 스트레스가 과도하면 건강에 악영향을 준다. /그래픽=김남희
직장 상사로부터 받는 스트레스가 과도하면 건강에 악영향을 준다. 단순히 정신건강이 악화되는 데 그치지 않고, 신체적 증상으로 나타날 위험도 있다. 건강을 위협하는 직장 상사의 유형과 대처 방법을 살펴봤다.
◇예측 불가능하고 편애하면 ‘나쁜 상사’
미국 공인 심리학자 사브리나 로마노프 박사에 따르면, 나쁜 상사들은 감정과 행동에 일관성이 없다. 기분에 따라 상대방을 대하는 방식이 달라지기 때문에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기분을 느끼기 쉽다. 업무 지시를 할 때도 불분명하게 표현하거나 우선순위가 계속해서 바뀌어 어떤 일을 해야 할지 명확하게 알기 어렵다.

위계 관계를 이용해 일부 직원을 편애하거나, 다른 직원들에게 모욕을 주는 사람도 있다. 미국 공인 심리 상담사 트레이시 바다쿰체리는 “상사가 당신에게 다른 동료에 대한 험담을 한다면, 그들에게 당신의 험담을 할 가능성도 있다는 뜻”이라며 “이것이 상사가 직장에서 권력을 행사하는 방식일 수 있다”고 했다. 상사가 특정 직원의 기회와 공로를 가로채거나 아이디어를 무시한다면, 직원들은 소외감을 느끼거나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것을 꺼리게 된다.

미국 심리학자 파트리스 르 고이 박사는 “나쁜 상사들은 사생활을 존중하지 않거나, 직원들이 저녁이나 주말에도 이메일에 답장하기를 기다린다”고 했다. 이처럼 업무와 관련이 없거나 바람직하지 않은 방식으로 직원의 사생활에 간섭하는 것도 위험 신호다.

◇직장 스트레스 심한 사람, 정신·신체 건강 악화
이런 상사와 함께 일하면 직원들은 불안감, 우울증, 낮은 자존감 등을 겪을 수 있다. 특히 반복적으로 비난을 받을 경우 자신이 충분히 유능하지 않거나 존중받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기 쉽다.

불안감은 신체 증상으로도 나타난다. ‘직업환경의학(Occupational and Environmental Medicine)’ 저널에 게재된 논문에는 스웨덴 남성 직원 3122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리더십 점수가 낮은 상사와 함께 일하는 사람은 혈액 공급에 장애를 일으키는 허혈성 심장질환을 겪을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리더십 설문조사 문항은 ▲상사가 내게 필요한 정보를 준다 ▲상사는 변화를 추진하고 실행하는 데 능숙하다 ▲나는 상사가 기대하는 바를 명확히 알고 있다 ▲상사는 내가 업무 일정 계획에 참여하도록 장려한다 등의 내용으로 구성됐다. 연구진은 심리사회적 스트레스가 관상동맥 경화증 진행을 가속화한다고 봤다.
심방세동 위험도 커진다. ‘미국심장협회(AHA)’는 심혈관 질환이 없는 사무직 근로자 5926명을 18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직장 내 스트레스에 노출된 근로자는 대조군에 비해 심방세동 발생 위험이 44% 높아진다고 봤다. 연구진은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활동이 급증하며,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이 지나치게 활성화돼 직간접적으로 심방세동 위험을 높인다고 분석했다. 고혈압, 당뇨병, 동맥경화증 등 심방세동과 관련한 질환의 발생 위험도 높아진다.

◇직장 내 괴롭힘일 경우 적절한 조치 필요
르 고이 박사는 상사로 인해 힘든 상황에 처했을 때 스스로를 의심하지 말고,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했다. 상사가 단순히 관리 능력이 부족한 것인지, 아니면 의도적으로 학대적인 행동을 하는 것인지 명확히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 가족, 동료, 멘토와 대화를 나누는 것도 도움이 된다. 메이요클리닉은 매일 밤 7~9시간 수면을 취하고, 수면 장애가 있다면 잔잔한 음악을 듣거나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들이는 등의 취침 루틴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억눌린 감정을 해소하고 싶다면 일기를 쓰거나 바느질, 독서, 그림 그리기 등 취미에 집중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스트레스가 해소되지 않거나, 오히려 스트레스에 압도되는 느낌이 든다면 심리 상담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상사의 행동이 직장에서의 우위를 이용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킨다고 판단된다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 문제된 행위가 사회 통념에 비춰 봤을 때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거나, 행위가 사회 통념에 맞지 않는 경우에는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는 것으로 본다. 신고가 필요하다면 특정 날짜나 시간에 무엇을 말했는지 기록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고용노동부의 ‘근로자를 위한 직장 내 괴롭힘 예방 및 대응 교육자료’에 따르면, 주변 동료들의 증언이나 가해자와 주고받은 메시지, 폭언·폭행·부당한 지시가 담긴 녹음이나 동영상, 괴롭힘이 일어난 장소나 나의 대응 및 감정상태 등을 육하원칙에 맞게 구체적으로 메모한 것, 직장 내 괴롭힘을 이유로 한 병원 진료 기록이 증거가 될 수 있다. 


김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