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의 노동조합 설립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건강보험 수가 협상과 의료정책 결정 과정에서 협상력이 제한된다는 불만이 누적되면서 직능단체 중심 대응을 넘어 노동조합이라는 새로운 조직 형태를 모색하는 것이다. 다만 개원의의 경우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성 인정 여부가 불분명해 실제 노조 설립까지는 상당한 법적 논란이 예상된다.지난 14일, 대한병원의사협의회는 ‘의사노조 정책심포지엄’에서 올해 1월 온라인으로 실시한 의사노조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의사 회원 580명 중 562명(96.9%)이 의사노조 조직화 필요성에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의사노조가 창설될 경우 가입 의향을 밝힌 비율도 94.5%에 달했다. 이에 대해 병의협 정재현 부회장은 “설문 결과는 기존 의협 중심의 대응 방식에 대한 한계 인식과 함께, 보다 조직적이고 지속 가능한 대안으로서 의사노조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의사노조 논의는 올해 들어 의료계 내부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서울시의사회는 지난 4일 상임이사회에서 ‘의사노동실태 및 법제도 연구 TF’ 설치를 의결하고 의사의 노동 실태와 법적 지위에 대한 연구에 착수했다. TF는 해외 의사노조 사례와 국내 법적 쟁점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단순한 연구에 그치지 않고 향후 공청회 개최 등을 통해 의사노조 설립 논의를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 역시 지난 4월 ‘의사 노조의 필요성과 함의’를 주제로 정책포럼을 열고 의사노조의 제도적 가능성을 검토한 바 있다. 당시 포럼에서는 현행 수가협상 구조 아래에서 의사들이 실질적인 단체교섭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의사단체가 공식적으로 노조 설립을 검토하는 배경에는 건강보험 수가 결정 구조에 대한 누적된 불만이 자리하고 있다. 의료계는 수가 협상 과정에서 공급자인 의사단체가 협상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구조가 고착화됐다고 주장한다. 최근 2027년도 의원급 수가 협상에서도 대한개원의협의회와 국민건강보험공단 간 협상이 결렬되면서 이러한 문제의식이 더욱 커졌다. 서울의 한 내과 개원의는 “수가 협상 결렬도 그렇고 내과계는 특히 검체 검사 위·수탁 제도 개편에 불만감이 극에 달한 상태”라며 “대정부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노조를 결성한다면 나서지 않는 사람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조합을 설립해 인정받을 경우 가장 큰 변화는 법적으로 보장된 단체교섭권과 단체행동권을 주장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현재 대한의사협회는 직능단체로서 정부 및 건강보험공단과 협상에 참여하고 있지만 노동조합이 아니기 때문에 노동관계법상 단체교섭 주체로 인정받지는 못한다. 관심은 자연스럽게 집단 휴진 가능성으로 이어진다. 노동조합이 설립될 경우 이론적으로는 쟁의행위가 가능해질 수 있다. 다만 의료는 국민 생명과 직결되는 공공성이 강한 영역인 만큼 일반 산업현장과 같은 형태의 파업이 허용되기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특히 응급실과 중환자실, 분만실 등 필수의료 분야는 필수유지업무 적용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필수유지업무로 지정될 경우 일정 수준 이상의 인력과 진료 기능을 유지해야 하며 이를 위반한 쟁의행위는 제한될 수 있다. 의료법상 진료 거부 금지 규정과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제도 역시 변수로 꼽힌다.다만 의사노조가 현실화될 경우 의료계의 대정부 협상 방식에는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의료계에서는 BMA(영국의사협회)를 참고 사례로 거론하며 전문가 단체와 노동조합 기능을 결합한 형태를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BMA는 직능 단체이면서 정부와 임금·근로조건 등을 협상하는 노동조합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노조와 직능단체가 역할을 분담하는 이원화 모델이 논의될 가능성도 있다.
넘어야 할 법적 장벽은 적지 않다. 가장 큰 쟁점은 개원의의 노동조합 가입 가능성이다. 봉직의나 전공의는 병원이라는 명확한 사용자가 존재하지만 개원의는 의료기관 개설자이자 사업자라는 지위를 갖고 있다. 이에 따라 개원의를 노동조합법상 근로자로 인정할 수 있는지를 놓고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건강보험 당연지정제와 수가 통제 구조를 근거로 개원의 역시 사실상 단일 지급자 체계에 종속된 노동자로 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법조계에서는 현행 법체계상 개원의를 노조법상 근로자로 인정하기는 쉽지 않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더프렌즈법률사무소 이동찬 변호사는 “노동조합법상 근로자는 사용자에 대해 종속적인 지위에서 노동을 제공하는 사람을 의미한다”며 “개원의는 스스로 의료기관을 운영하고 인력을 고용하는 사업자라는 점에서 일반적인 근로자와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건강보험 수가가 정부 정책에 영향을 받는다고 해서 곧바로 정부와 개원의 사이에 사용자·근로자 관계가 성립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협상력 강화를 위한 별도 대표기구를 만드는 것과 노동조합으로서 법적 지위를 인정받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의사노조 논의는 올해 들어 의료계 내부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서울시의사회는 지난 4일 상임이사회에서 ‘의사노동실태 및 법제도 연구 TF’ 설치를 의결하고 의사의 노동 실태와 법적 지위에 대한 연구에 착수했다. TF는 해외 의사노조 사례와 국내 법적 쟁점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단순한 연구에 그치지 않고 향후 공청회 개최 등을 통해 의사노조 설립 논의를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 역시 지난 4월 ‘의사 노조의 필요성과 함의’를 주제로 정책포럼을 열고 의사노조의 제도적 가능성을 검토한 바 있다. 당시 포럼에서는 현행 수가협상 구조 아래에서 의사들이 실질적인 단체교섭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의사단체가 공식적으로 노조 설립을 검토하는 배경에는 건강보험 수가 결정 구조에 대한 누적된 불만이 자리하고 있다. 의료계는 수가 협상 과정에서 공급자인 의사단체가 협상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구조가 고착화됐다고 주장한다. 최근 2027년도 의원급 수가 협상에서도 대한개원의협의회와 국민건강보험공단 간 협상이 결렬되면서 이러한 문제의식이 더욱 커졌다. 서울의 한 내과 개원의는 “수가 협상 결렬도 그렇고 내과계는 특히 검체 검사 위·수탁 제도 개편에 불만감이 극에 달한 상태”라며 “대정부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노조를 결성한다면 나서지 않는 사람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조합을 설립해 인정받을 경우 가장 큰 변화는 법적으로 보장된 단체교섭권과 단체행동권을 주장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현재 대한의사협회는 직능단체로서 정부 및 건강보험공단과 협상에 참여하고 있지만 노동조합이 아니기 때문에 노동관계법상 단체교섭 주체로 인정받지는 못한다. 관심은 자연스럽게 집단 휴진 가능성으로 이어진다. 노동조합이 설립될 경우 이론적으로는 쟁의행위가 가능해질 수 있다. 다만 의료는 국민 생명과 직결되는 공공성이 강한 영역인 만큼 일반 산업현장과 같은 형태의 파업이 허용되기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특히 응급실과 중환자실, 분만실 등 필수의료 분야는 필수유지업무 적용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필수유지업무로 지정될 경우 일정 수준 이상의 인력과 진료 기능을 유지해야 하며 이를 위반한 쟁의행위는 제한될 수 있다. 의료법상 진료 거부 금지 규정과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제도 역시 변수로 꼽힌다.다만 의사노조가 현실화될 경우 의료계의 대정부 협상 방식에는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의료계에서는 BMA(영국의사협회)를 참고 사례로 거론하며 전문가 단체와 노동조합 기능을 결합한 형태를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BMA는 직능 단체이면서 정부와 임금·근로조건 등을 협상하는 노동조합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노조와 직능단체가 역할을 분담하는 이원화 모델이 논의될 가능성도 있다.
넘어야 할 법적 장벽은 적지 않다. 가장 큰 쟁점은 개원의의 노동조합 가입 가능성이다. 봉직의나 전공의는 병원이라는 명확한 사용자가 존재하지만 개원의는 의료기관 개설자이자 사업자라는 지위를 갖고 있다. 이에 따라 개원의를 노동조합법상 근로자로 인정할 수 있는지를 놓고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건강보험 당연지정제와 수가 통제 구조를 근거로 개원의 역시 사실상 단일 지급자 체계에 종속된 노동자로 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법조계에서는 현행 법체계상 개원의를 노조법상 근로자로 인정하기는 쉽지 않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더프렌즈법률사무소 이동찬 변호사는 “노동조합법상 근로자는 사용자에 대해 종속적인 지위에서 노동을 제공하는 사람을 의미한다”며 “개원의는 스스로 의료기관을 운영하고 인력을 고용하는 사업자라는 점에서 일반적인 근로자와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건강보험 수가가 정부 정책에 영향을 받는다고 해서 곧바로 정부와 개원의 사이에 사용자·근로자 관계가 성립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협상력 강화를 위한 별도 대표기구를 만드는 것과 노동조합으로서 법적 지위를 인정받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