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거주시설에 살던 장애인들이 지역 사회로 나와, 자신만의 공간에서 살아갈 수 있게 한 장애인 탈시설 지원 정책. 현재 국회에서 발의된 ‘탈시설지원법(장애인 탈시설 지원 등에 관한 법률안)’은 장애인 입소 정원을 단계적으로 감축·폐지해 2041년 내 모든 형태의 생활시설을 폐지하고, 생활시설의 신규 설치·입소를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대부분의 장애 관련 단체에서 이 법안을 지지하지만, 일각에서는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명예회원까지 합산해 1500여 명의 회원이 있는 ‘장애인거주시설이용자부모회’다. 장애인 당사자의 가족이 “장애인 거주 시설 유지”를 부르짖는 이유는 무엇일까. 중증 자폐성 장애가 있는 아들을 둔 장애인거주시설이용자부모회 김현아 대표를 만나봤다.- 자녀분은 지금 시설에 거주하고 계신가?
아들은 성인이 된 후로부터 중증장애인거주시설에서 살기 시작해 지금은 10년이 넘었다. 남편이 해외 주재원으로 발령났는데, 장애인 관련 복지 체계가 한국보다 열악한 국가였다. 그때 긴 고민 끝에 아들을 시설로 보낸 것이 계기가 됐다. 현재 사는 곳은 원래 정원이 80명이었으나 인원이 줄어 지금은 약 45명만 살고 있다.
- 시설에서의 생활은 어떠한가.
- 시설에서의 생활은 어떠한가.
5~6명으로 구성된 여러 개의 반으로 나눠, 각 반이 독자적인 프로그램에 따라 행동한다. 각자 바깥으로 놀러 다니고, 체육관에도 간다. 간단한 일이 가능한 일부 입소자는 직업 훈련장에서 일한 다음 월급을 받고, 주말에 네일아트를 받거나, 머리를 자르거나, 영화관을 다녀오는 등 나들이도 한다. 언론에 보도된 일부 부정적 사례 때문에 시설은 곧 감옥이라는 인식이 있는데, 대부분 시설은 그렇지 않다.
- 자립하면 시설에 있을 때보다 지원 체계가 약해지나?
장애인거주시설에서는 늘 전문인력으로부터 돌봄을 받을 수 있다. 장애인거주시설은 장애유형별 거주시설, 중증장애인 거주시설, 장애영유아 거주시설, 장애인 단기거주시설, 장애인 공동생활가정, 독립형 주거서비스 제공기관으로 나뉜다. 이중 ‘중증장애인 거주시설’과 장애유형별 거주시설 중 ‘지적장애인과 자폐성장애인을 위한 거주시설’ 그리고 ‘장애영유아 거주시설’은 장애인복지법시행규칙에 따라 ▲의사 또는 계약의사 ▲간호사 또는 간호조무사 ▲생활지도원 ▲영양사 ▲사회재활교사 ▲직업훈련교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상담평가요원 ▲언어재활사를 배치해야 한다.시설을 나와 자립지원주택에서 살면 여러 명의 전문 인력이 제공하던 도움을 ▲주거 코디네이터 ▲활동지원사로부터 받아야 한다. 지원 체계가 약화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수면이 불규칙하고 야간에도 돌발 행동을 할 수 있는 일부 발달장애인의 특성을 고려하면 활동 지원이 24시간 제공돼야 하는데, 지금은 24시간 지원이 되지 않고 있다. 활동지원사 전문성도 떨어진다. 아무런 자격 없는 일반인도 이론·실기 교육 40시간과 현장 실습 10시간, 총 50시간의 수업을 교육을 받으면 장애인활동지원사로 일할 수 있다.
자립을 위해 지적장애 1~2급 장애인이 활동지원사와 대부분의 시간을 단둘이 생활하게 하는 것이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고 본다. 활동지원사가 충분한 돌봄을 제공하지 않은 채 내버려두고, 신체·정신적 혹은 성적 폭력을 가해도 최중증 지적장애인들은 이를 외부에 알리기가 어렵다. 실제로 자립지원 주택에 거주하던 뇌병변장애인이 활동지원사로부터 7개월이나 동성 간 성폭력을 당했는데, 피해 당사자가 증거를 모아 신고한 끝에 해당 활동지원사가 처벌받은 사례가 있었다. 의사표현이 어려운 최중증 발달장애인이라면 이런 피해를 봤어도 알리고 구제받기가 어려울 것으로 본다.
- 아드님에게 시설 생활이 도움된 측면이 있나?
시설에 상주하는 치료사들이 응용행동분석(ABA) 치료를 주기적으로 해 준다. 대화로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자폐성 장애인에게, 그림 카드를 이용해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연습하는 훈련도 한다. 그런 치료를 통해 생활 습관이 점차 교정됐다.
아들의 경우 시설에 처음 들어갈 때만 해도 식욕이 강해 타인의 음식을 뺏어 먹는 습관이 있었다. 그러나 시설에서 지내는 10년간 이 습관이 서서히 고쳐졌다. 더는 다른 사람의 음식을 뺏어 먹으려 들지 않고, 먹고 싶다고 하더라도 안 된다고 하면 참는 모습을 보인다. “이거 먹고 싶어?” 하면 소리를 냄으로써 먹고 싶다는 의사도 표현할 수 있게 됐다. 식습관도 개선됐다. 원래 편식이 심해 오로지 고기만 먹고, 과일·채소를 원래 일절 먹지 않았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수박을 먹기 시작하더니 요즘은 포도와 참외를 넘어 토마토까지 먹는다.- ‘시설’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단순 거주 시설이 아니라, 일종의 평생교육기관이라고 생각한다. 아들에게 여전히 문제 행동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줄 서기, 골고루 먹기, 원하는 게 있어도 참기 등 참 다양한 것을 배웠다. 시설에서 지내는 것 자체가 어떻게 보면 사회성 훈련이기도 하다.
- ‘이상적인 시설’의 모습은 어떤 것이라고 보나?
시설 환경을 개선해 1인 1실, 적어도 2인 1실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인력 지원도 늘려야 한다. 현행 장애인복지시설의 종류별 사업 및 설치·운영 기준(장애인복지법 시행규칙 별표5)에 따르면 장애인거주시설 종사자 중 한 명인 생활지도원은 ▲시설 거주자가 지적장애인 또는 자폐성장애인인 경우 거주자 5명당 1명 이상 ▲중증장애인 거주시설과 장애인영유아 거주시설은 거주자 3명당 1명 이상을 두게 하고 있다. 그러나 이 인원들이 모두 한꺼번에 근무하는 것이 아니라 교대근무를 한다고 가정하면 실질적인 돌봄 인원 수는 이보다도 적어진다. 공격적 행동을 보이는 자페성 장애인은 한 명당 적어도 인력 1~2명의 돌봄이 필요하다. 정부에서 최소 인력을 적게 설정해두면 인력 1명마다의 돌봄 부담이 커져, 입소자 학대나 방임 등의 문제가 커질 수밖에 없다. 애초에 시설 내에서 문제가 발생하기 쉬운 환경을 만들어놓고서 문제가 생겼으니 시설을 폐쇄해야 한다는 기조로 가는 것은 잘못됐다고 본다.
- 자립주택과 활동지원사 등 자립 요건이 완벽하게 갖추어진 다음이라면 장애인거주시설 전면 폐쇄에 동의하는 것인가?
필요한 사람이 사용할 수 있도록, 시설이라는 선택지는 항상 남아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립이 가능하고, 원하는 장애인이라면 당연히 자립을 도와야 한다. 다양한 자립 지원 정책이 생기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재의 자립 지원 정책은 시설이라는 선택지를 아예 없애버리는 방향으로 자립을 실현하려고 한다. 장애인거주시설이용자부모회가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장애인거주시설 입소대기자 현황에 따르면 2020년 1월 1일부터 2025년 9월 30일까지 시설 입소 점수를 받아놓고도 들어갈 수 있는 시설이 없어 대기하는 사람이 2600여명에 달한다. 적어도 이 사람들만큼은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장애인거주시설에서는 늘 전문인력으로부터 돌봄을 받을 수 있다. 장애인거주시설은 장애유형별 거주시설, 중증장애인 거주시설, 장애영유아 거주시설, 장애인 단기거주시설, 장애인 공동생활가정, 독립형 주거서비스 제공기관으로 나뉜다. 이중 ‘중증장애인 거주시설’과 장애유형별 거주시설 중 ‘지적장애인과 자폐성장애인을 위한 거주시설’ 그리고 ‘장애영유아 거주시설’은 장애인복지법시행규칙에 따라 ▲의사 또는 계약의사 ▲간호사 또는 간호조무사 ▲생활지도원 ▲영양사 ▲사회재활교사 ▲직업훈련교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상담평가요원 ▲언어재활사를 배치해야 한다.시설을 나와 자립지원주택에서 살면 여러 명의 전문 인력이 제공하던 도움을 ▲주거 코디네이터 ▲활동지원사로부터 받아야 한다. 지원 체계가 약화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수면이 불규칙하고 야간에도 돌발 행동을 할 수 있는 일부 발달장애인의 특성을 고려하면 활동 지원이 24시간 제공돼야 하는데, 지금은 24시간 지원이 되지 않고 있다. 활동지원사 전문성도 떨어진다. 아무런 자격 없는 일반인도 이론·실기 교육 40시간과 현장 실습 10시간, 총 50시간의 수업을 교육을 받으면 장애인활동지원사로 일할 수 있다.
자립을 위해 지적장애 1~2급 장애인이 활동지원사와 대부분의 시간을 단둘이 생활하게 하는 것이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고 본다. 활동지원사가 충분한 돌봄을 제공하지 않은 채 내버려두고, 신체·정신적 혹은 성적 폭력을 가해도 최중증 지적장애인들은 이를 외부에 알리기가 어렵다. 실제로 자립지원 주택에 거주하던 뇌병변장애인이 활동지원사로부터 7개월이나 동성 간 성폭력을 당했는데, 피해 당사자가 증거를 모아 신고한 끝에 해당 활동지원사가 처벌받은 사례가 있었다. 의사표현이 어려운 최중증 발달장애인이라면 이런 피해를 봤어도 알리고 구제받기가 어려울 것으로 본다.
- 아드님에게 시설 생활이 도움된 측면이 있나?
시설에 상주하는 치료사들이 응용행동분석(ABA) 치료를 주기적으로 해 준다. 대화로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자폐성 장애인에게, 그림 카드를 이용해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연습하는 훈련도 한다. 그런 치료를 통해 생활 습관이 점차 교정됐다.
아들의 경우 시설에 처음 들어갈 때만 해도 식욕이 강해 타인의 음식을 뺏어 먹는 습관이 있었다. 그러나 시설에서 지내는 10년간 이 습관이 서서히 고쳐졌다. 더는 다른 사람의 음식을 뺏어 먹으려 들지 않고, 먹고 싶다고 하더라도 안 된다고 하면 참는 모습을 보인다. “이거 먹고 싶어?” 하면 소리를 냄으로써 먹고 싶다는 의사도 표현할 수 있게 됐다. 식습관도 개선됐다. 원래 편식이 심해 오로지 고기만 먹고, 과일·채소를 원래 일절 먹지 않았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수박을 먹기 시작하더니 요즘은 포도와 참외를 넘어 토마토까지 먹는다.- ‘시설’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단순 거주 시설이 아니라, 일종의 평생교육기관이라고 생각한다. 아들에게 여전히 문제 행동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줄 서기, 골고루 먹기, 원하는 게 있어도 참기 등 참 다양한 것을 배웠다. 시설에서 지내는 것 자체가 어떻게 보면 사회성 훈련이기도 하다.
- ‘이상적인 시설’의 모습은 어떤 것이라고 보나?
시설 환경을 개선해 1인 1실, 적어도 2인 1실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인력 지원도 늘려야 한다. 현행 장애인복지시설의 종류별 사업 및 설치·운영 기준(장애인복지법 시행규칙 별표5)에 따르면 장애인거주시설 종사자 중 한 명인 생활지도원은 ▲시설 거주자가 지적장애인 또는 자폐성장애인인 경우 거주자 5명당 1명 이상 ▲중증장애인 거주시설과 장애인영유아 거주시설은 거주자 3명당 1명 이상을 두게 하고 있다. 그러나 이 인원들이 모두 한꺼번에 근무하는 것이 아니라 교대근무를 한다고 가정하면 실질적인 돌봄 인원 수는 이보다도 적어진다. 공격적 행동을 보이는 자페성 장애인은 한 명당 적어도 인력 1~2명의 돌봄이 필요하다. 정부에서 최소 인력을 적게 설정해두면 인력 1명마다의 돌봄 부담이 커져, 입소자 학대나 방임 등의 문제가 커질 수밖에 없다. 애초에 시설 내에서 문제가 발생하기 쉬운 환경을 만들어놓고서 문제가 생겼으니 시설을 폐쇄해야 한다는 기조로 가는 것은 잘못됐다고 본다.
- 자립주택과 활동지원사 등 자립 요건이 완벽하게 갖추어진 다음이라면 장애인거주시설 전면 폐쇄에 동의하는 것인가?
필요한 사람이 사용할 수 있도록, 시설이라는 선택지는 항상 남아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립이 가능하고, 원하는 장애인이라면 당연히 자립을 도와야 한다. 다양한 자립 지원 정책이 생기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재의 자립 지원 정책은 시설이라는 선택지를 아예 없애버리는 방향으로 자립을 실현하려고 한다. 장애인거주시설이용자부모회가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장애인거주시설 입소대기자 현황에 따르면 2020년 1월 1일부터 2025년 9월 30일까지 시설 입소 점수를 받아놓고도 들어갈 수 있는 시설이 없어 대기하는 사람이 2600여명에 달한다. 적어도 이 사람들만큼은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