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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대 상계백병원 가상병원/사진=제페토 화면 캡처
코로나19 시기 병원들이 앞다퉈 구축했던 가상병원이 제 기능을 잃어가고 있다. 환자와 물리적 공간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소통 창구를 마련하기 위한 시도로 주목받았지만 메타버스 열풍이 잦아들면서 활용도가 크게 떨어졌다.

12일 본지가 병원들이 구축한 가상병원에 직접 접속해 보니 대부분 공간에서 이용자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병원 로비와 체험 공간 등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었지만 이용자 간 소통이나 프로그램 운영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였다.

병원들이 활용한 플랫폼은 네이버 계열사 네이버제트가 운영하는 메타버스 서비스 '제페토'다. 이용자가 자신의 아바타를 만들어 가상공간을 돌아다니며 다른 이용자와 소통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비대면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큰 관심을 받았다.

경희의료원은 제페토 내 가상병원을 구축해 건강 콘텐츠와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했고, 서울성모병원과 인제대 상계백병원, 일산차병원,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순천향대 천안병원, 국립재활원 등도 환자 소통과 건강정보 제공을 위한 메타버스 공간을 선보였다. 당시 병원들은 "환자와 의료진 간 물리적 공간의 제약을 줄이고 차별화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가상병원 개원 소식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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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가상병원/사진=제페토 화면 캡처
가상병원 구축 과정에서 적잖은 비용도 투입됐다. 제페토 이용 자체는 무료지만 가상공간 제작과 콘텐츠 개발 등을 위해 외부 업체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병원 한 관계자는 "당시 메타버스를 활용한 환자 소통에 관심이 높아 관련 교육과 컨설팅 비용을 지출하기도 했다"며 "환자들과 접점을 넓혀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시도였지만 현재는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관심은 오래가지 못했다. 코로나19 이후 대면 활동이 재개되고 메타버스 열풍이 빠르게 식으면서 이용자 발길도 자연스럽게 줄어들었다. 다만 이를 실패 사례로만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시 병원들은 변화하는 디지털 환경에 대응하며 다양한 시도를 이어갔고 가상병원 역시 그 과정의 하나였단 설명이다. 또 다른 병원 관계자는 "메타버스가 여러 산업 분야에서 주목받던 시기였고 병원들도 다양한 시도를 했다"며 "지금은 운영하지 않고 있지만 당시에는 환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기 위한 시도였다"고 말했다.

구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