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에게 스마트폰은 하루의 시작이자 끝이 됐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유고브(you Gov)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과반수가 하루 다섯 시간 이상 휴대폰 화면을 바라본다고 답했다.우리가 스마트폰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단순히 의지력만의 문제는 아니다. 온갖 뉴스와 SNS, 쇼핑과 게임, 영상 플랫폼이 한데 모여 있는 초강력 자극 장치인 스마트폰 자체가 인간의 뇌에 수시로 미세한 ‘도파민(쾌락 호르몬)’을 주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휴대폰이 제공하는 끊임없는 컨텐츠에 한번 길들면 뇌가 스스로 쉬지 않고 계속 다음 정보를 기다린다. 그러면서 중요한 정보와 불필요한 정보를 가려내는 데 정신적 에너지를 쓰게 된다. 특히 잠들기 전 스마트폰 사용은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를 지연시켜 잠드는 시간을 늦추며 집중력을 떨어뜨린다. 이런 상황에 길들여졌다면 이미 스마트폰 중독 상태는 아닌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이미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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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챗GPT 생성
전문가들은 이를 끊어내려면 무작정 참는 대신 스마트폰과 자신 사이의 관계와 환경을 과학적으로 재조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지난 6일 미국 워싱턴포스트가 집중 조명한 ‘스마트폰 습관을 끊어내는 행동과학적 대안 세 가지’를 소개한다.1단계 : 스마트폰을 ‘도구’로 되돌려라
사회적 건강 전문가인 캐슬리 킬람(Kasley Killam) 박사는 스마트폰을 영양가 없는 ‘정크푸드’에 비유한다. 스마트폰의 자극적 화면만 탐닉하다가 정말 필요한 ‘진짜 인간적인 연결’을 놓친다는 것이다.

이를 차단할 가장 확실한 방법은 스마트폰에서 연락과 정보 검색이라는 ‘도구’로만 쓸 수 있게 환경을 바꾸는 것이다. 중독성 강한 소셜미디어나 이메일 앱을 스마트폰에서 지우고 개인 컴퓨터(PC)에만 남겨두자. 또 폰 문자나 채팅앱 대신 직접 전화를 걸어 대화를 해보려고 노력하자. 짧은 안부 연락만으로도 관계 만족도와 정서적 안정감을 높일 수 있다.

2단계 : 스마트폰 없이 할 수 있는 일을 늘려라
내가 하루 동안 스마트폰으로 처리하는 일들을 노트에 적어보자. 그리고 그중 얼마나 많은 활동을 화면 없이 처리할 수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

테크 단절 운동가인 아티스트 어거스트 램(August Lamm)은 모든 일상을 스마트폰 하나로 해결하려는 버릇이 중독을 심화시킨다고 지적한다. 스마트폰 카메라 대신 가벼운 디지털카메라를 넣고 다니면서 기억하고 싶은 일상을 담고, 스마트폰 대신 탁상시계의 알람을 활용하는 식으로 아날로그 습관을 들이면 좋다. 폰을 거실이나 주방에 두고 침실에 들어가는 ‘물리적 거리 두기’도 디지털 종속에서 벗어날 수 있다.

3단계 : 일주일에 하루, ‘디지털 단식’을 실행하라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려는 사람이 실패하는 이유는 ‘금지’에만 집중하기 때문이다. 그 빈자리를 채울 새로운 즐거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기술 중독 전문가인 니콜라스 카르다라스 심리학 박사는 “스마트폰 과다 사용이 우리의 자율신경계를 늘 비상 대기 상태로 만들어 만성 불안을 유발한다”고 경고하면서 “일주일에 단 하루만이라도 스마트폰을 완전히 꺼두는 ‘디지털 단식(Digital Fast)’를 제안한다. 그는 이를 ‘도파민 대체 요법’이라고 부른다. 폰을 꺼둔 날에는 대신 자연 속을 걷거나, 푸른 잔디밭에 앉아 쉬는 등 현실 세계에 완전히 몰입하는 활동으로 도파민을 채워 넣어야 한다. 카르다라스 박사는 스마트폰 중독을 치료하는 궁극의 치유책으로 “당신의 스마트폰을 작게 만들고 싶다면, 당신의 삶을 더 크게 만들라”고 조언했다.


강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