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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닥터ICL안과 원장
지난 4월, 중국 광저우에서 개최된 ‘제4회 EVO ICL 아시아·태평양 엑스퍼트 서밋(THE 4th EVO ICL APAC EXPERTS SUMMIT)’에 참석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과 전문의들이 모여 시력교정술, 특히 안내렌즈삽입술(ICL)의 최신 임상 트렌드와 안전성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하는 국제적인 학술 장이다.감사하게도 이 자리에서 필자는 글로벌 최고 공로상인 ‘Outstanding Global Contribution to EVO ICL’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아시아·태평양 전체 지역을 통틀어 단 3명에게만 허락된 상이기에 의사로서 무척 뜻깊고 영광스러운 순간이었다.

상을 받은 기쁨만큼이나 필자의 마음을 깊게 울린 것은 함께 시상대에 오른 다른 두 명의 수상자 면면이었다. 한 명은 중국 최고의 명문 의대로 꼽히는 복단대의 싱타오 조우 교수였고, 또 다른 한 명은 세계 최대 규모의 민간 안과 그룹인 중국 ‘아이얼 안과병원 그룹’의 수장 정 왕 교수였다. 특히 전 세계에 무려 720여 개 안과 병원 네트워크를 거느린 거대 의료그룹의 수장인 젱 왕 교수와 대한민국에서 단일 의원급 안과를 운영하는 필자가 동일한 선상에서 같은 상을 받게 되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컸다. 주최 측과 글로벌 안과학계가 필자에게 이들과 동등한 무게의 상을 수여한 이유에 대해 고민해 봤다.

결론은 ‘규모의 확장’과 ‘깊이의 집중’이 가진 가치의 동등함이었다. 아이얼 그룹과 같은 글로벌 대형 의료기관들은 라식, 라섹부터 백내장, 망막 질환에 이르기까지 안과 전반을 아우르는 방대한 인프라와 거대한 수술 건수라는 ‘양적 성과’를 통해 시력교정술 분야에 기여한다. 반면 필자가 걸어온 길은 조금 달랐다. 오직 ‘안내렌즈삽입술(ICL)’이라는 단 한 가지 분야만을 깊게 파고드는 ‘질적 전문성’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 왔다.

렌즈삽입술은 각막을 깎지 않고 시력을 교정할 수 있어 고도근시나 고도난시 환자들에게 훌륭한 대안이 되지만, 안구 내에 렌즈를 직접 삽입하는 만큼 의료진의 숙련도와 철저한 맞춤형 진단이 절대적인 수술이다. 필자는 병원의 규모를 키우기보다 환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안구 공간을 정밀하게 분석하고 가장 안전한 렌즈 크기와 위치를 찾아내는 진료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집착했다. 이러한 집중도 높은 임상 연구 성과와 안전한 수술 문화 정착을 위한 노력이 수백 개의 병원을 가진 글로벌 의료그룹의 인프라가 낸 성과만큼이나 안과학계 발전에 중요한 가치가 있다고 인정받은 셈이다. 거대 자본과 규모가 만들어낸 성과 못지않게, 한 분야를 향한 깊이 있는 집념과 전문성 역시 세계무대에서 온전히 그 가치를 증명해 냈다는 확신이 드는 대목이었다.

이번 세계무대에서의 수상은 병원의 규모가 크지 않더라도, 한 분야에 진정성을 가지고 전문성을 갈고 닦는다면 얼마든지 글로벌 석학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앞으로도 대한민국 의료진의 고도의 전문성이 세계무대에서 그 가치를 온전히 인정받기를 바라며, 필자 역시 환자들에게 가장 안전하고 완벽한 시력을 선사하기 위한 임상 연구와 진료에 더욱 매진할 것을 다짐한다.

(*이 칼럼은 이동훈 닥터ICL안과 원장의 기고입니다.)


이동훈 닥터ICL안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