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과 로보틱스, 바이오 기술이 식품산업의 지형을 바꾸고 있다. 푸드테크가 기술 개발을 넘어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로 구현되면서 식음료 시장 변화가 가속화되는 추세다. 과거에는 생산 효율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소비자의 건강과 경험, 감각까지 설계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지난 9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6 글로벌 푸드 트렌드 & 테크 컨퍼런스(GFTT 2026)’에서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민텔의 코맥 헨리 식음료 부문 이사가 ‘글로벌 식음료 트렌드 전망’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지금 소비자들은 어떤 식품을 원하고, 앞으로 식품 산업은 어디로 나아갈까. 민텔이 제시한 세 가지 키워드를 바탕으로 알아본다.
◇과거에서 찾은 미래
민텔이 제시한 첫 번째 키워드는 ‘복고의 재해석’이다.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 발전으로 사회 변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소비자들이 오히려 익숙함과 전통에서 안정감을 찾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과거를 그대로 복제하는 것이 아니라 전통 식재료와 레시피, 어린 시절의 음식 경험을 현대 소비자에게 맞게 재해석하는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다. 코맥 헨리 이사는 “과거를 그대로 되살리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가치를 현대 소비자에게 맞게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실제로 민텔의 ‘2025 글로벌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한국 소비자의 49%가 과거를 떠올리게 하는 식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어린 시절 먹던 간식이나 전통 식재료를 활용한 제품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다. 이에 따라 식품업계도 향수를 자극하는 제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전통 식재료와 천연 기능성 원료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민텔 조사 결과 호주 소비자의 58%는 강황, 차가버섯 등 천연 기능성 식재료를 식단에 더 많이 포함하는 데 관심이 있다고 응답했다. 소비자들이 새로운 원료보다 오랜 시간 사용돼 온 식재료에서 건강 가치와 신뢰를 찾고 있다는 의미다. 또한 과거에는 저렴한 간편 식품으로 여겨졌던 냉동식품과 통조림도 재평가받고 있다. 미국 통조림 식품 브랜드 ‘헤이데이는’ 열처리만으로 식품을 보존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첨가물을 최소화한 이미지를 내세우고 있다. 장기 보관 식품이 경제성과 지속가능성을 갖춘 제품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이다.
소비자 인식 변화가 시장을 움직이는 사례도 소개됐다. 최근 SNS를 중심으로 과거부터 활발히 사용된 해바라기씨유, 카놀라유 등 종자유가 건강에 해롭다는 주장이 확산하면서 이를 기피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코맥 헨리 이사는 “종자유에 대한 우려를 뒷받침할 과학적 근거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면서도 “제품 홍보에 있어 많은 기업들이 종자유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거나 올리브오일과 버터, 우지를 사용함 제품임을 내세우고 있다”고 했다. 과학적 사실 여부와 별개로 소비자 인식 변화가 제품 개발과 마케팅 전략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극대화보다 균형
두 번째 키워드는 ‘다양성과 최적화’다. 특정 영양소를 극대화하려는 소비 패턴에서 벗어나 다양한 영양소를 균형 있게 섭취하는 방향으로 시장이 이동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민텔 조사 결과 한국 소비자의 51%는 건강 정보를 소셜미디어를 통해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의료기관을 통해 정보를 얻는다는 응답은 27%에 그쳤다. 코맥 헨리 이사는 "소셜미디어에서 특정 영양소가 강조되면서 소비자들이 한 가지 영양소에 지나치게 집중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국내 단백질 열풍이 대표적이다. 최근 몇 년간 단백질 음료와 단백질 바, 고단백 간식 시장이 급성장했다. 민텔 조사에 따르면 한국 소비자 가운데 식품을 구매할 때 단백질 함량을 중요하게 본다는 응답은 26%인 반면, 식이섬유 함량을 중요하게 본다는 응답은 9%에 불과했다.
민텔은 어느 특정 영양소에 집중하기보다는 영양소 균형이 중요하며, 앞으로 식이섬유가 장 건강뿐 아니라 혈당 관리와 콜레스테롤 조절, 심혈관 건강 등과 연결되며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도 단순히 영양소 함량을 강조하는 데서 나아가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건강상 이점을 구체적으로 전달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뉴질랜드 브랜드 ‘오트라이프는 귀리에 함유된 베타글루칸을 앞세워 콜레스테롤 관리 효과를 강조하고 있으며, 최근 주목받는 페루 특산물 '야콘'은 프락토올리고당을 함유한 프리바이오틱스 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정 성분 자체보다 해당 성분이 건강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설명하는 것이 중요해진 것이다. 더 나아가 민텔은 AI와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한 개인 맞춤형 영양 관리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개인의 건강 상태와 생활 습관 데이터를 바탕으로 필요한 영양소를 추천하고 식단을 설계하는 서비스가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감각까지 디자인
세 번째 키워드는 ‘감각 재설계다. 단순히 맛있고 보기 좋은 음식을 개발하는 것을 넘어 소비자의 행동과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도록 감각 경험 자체를 설계하는 흐름을 의미한다.
민텔은 앞으로 식품과 음료가 더 많은 소비자를 포용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제품 자체뿐 아니라 포장과 사용 경험까지 재설계하고 있다. 영국 초콜릿 브랜드 ‘노모는 제품 포장에 점자를 적용해 시각장애인도 제품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미국 화장품 브랜드 ‘레어 뷰티 역시 손 힘이 약한 사람도 쉽게 열고 사용할 수 있도록 용기를 설계했다. 장애인과 고령자뿐 아니라 ADHD 및 자폐 스펙트럼 장애 소비자 등 다양한 감각적 요구를 고려한 제품이 늘어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기후 변화 역시 감각 설계를 바꾸는 요인으로 꼽힌다. 폭염이 잦아지면서 전해질 음료와 수분 보충 제품, 체온 관리에 도움을 주는 식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민텔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 30%는 집 안 온도 상승을 피하고자 에어프라이어 등 소형 조리기기를 활용한다고 응답했다. 이에 따라 식품업계도 더위와 갈증, 피로감 등 기후 변화에 따른 소비자 불편을 해결하는 방향으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감각을 활용한 기술 혁신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영국 셰필드대가 개발한 ‘테이스티 스푼 은 전기 자극을 통해 미각을 증폭시키는 기술로, 치매 환자나 고령자의 영양 불균형 개선에 활용 가능성이 제기된다. 독일 스타트업 ‘에어업은 향을 이용해 물에서도 맛을 느끼게 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향을 통해 뇌가 맛을 인식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설탕 섭취를 줄이면서도 만족감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코맥 헨리 이사는 “식품 혁신은 단순히 새로운 원료나 기술을 개발하는 데 있지 않다”며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이해하고 그에 맞는 건강·경험·감각적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했다.
◇과거에서 찾은 미래
민텔이 제시한 첫 번째 키워드는 ‘복고의 재해석’이다.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 발전으로 사회 변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소비자들이 오히려 익숙함과 전통에서 안정감을 찾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과거를 그대로 복제하는 것이 아니라 전통 식재료와 레시피, 어린 시절의 음식 경험을 현대 소비자에게 맞게 재해석하는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다. 코맥 헨리 이사는 “과거를 그대로 되살리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가치를 현대 소비자에게 맞게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실제로 민텔의 ‘2025 글로벌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한국 소비자의 49%가 과거를 떠올리게 하는 식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어린 시절 먹던 간식이나 전통 식재료를 활용한 제품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다. 이에 따라 식품업계도 향수를 자극하는 제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전통 식재료와 천연 기능성 원료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민텔 조사 결과 호주 소비자의 58%는 강황, 차가버섯 등 천연 기능성 식재료를 식단에 더 많이 포함하는 데 관심이 있다고 응답했다. 소비자들이 새로운 원료보다 오랜 시간 사용돼 온 식재료에서 건강 가치와 신뢰를 찾고 있다는 의미다. 또한 과거에는 저렴한 간편 식품으로 여겨졌던 냉동식품과 통조림도 재평가받고 있다. 미국 통조림 식품 브랜드 ‘헤이데이는’ 열처리만으로 식품을 보존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첨가물을 최소화한 이미지를 내세우고 있다. 장기 보관 식품이 경제성과 지속가능성을 갖춘 제품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이다.
소비자 인식 변화가 시장을 움직이는 사례도 소개됐다. 최근 SNS를 중심으로 과거부터 활발히 사용된 해바라기씨유, 카놀라유 등 종자유가 건강에 해롭다는 주장이 확산하면서 이를 기피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코맥 헨리 이사는 “종자유에 대한 우려를 뒷받침할 과학적 근거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면서도 “제품 홍보에 있어 많은 기업들이 종자유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거나 올리브오일과 버터, 우지를 사용함 제품임을 내세우고 있다”고 했다. 과학적 사실 여부와 별개로 소비자 인식 변화가 제품 개발과 마케팅 전략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극대화보다 균형
두 번째 키워드는 ‘다양성과 최적화’다. 특정 영양소를 극대화하려는 소비 패턴에서 벗어나 다양한 영양소를 균형 있게 섭취하는 방향으로 시장이 이동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민텔 조사 결과 한국 소비자의 51%는 건강 정보를 소셜미디어를 통해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의료기관을 통해 정보를 얻는다는 응답은 27%에 그쳤다. 코맥 헨리 이사는 "소셜미디어에서 특정 영양소가 강조되면서 소비자들이 한 가지 영양소에 지나치게 집중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국내 단백질 열풍이 대표적이다. 최근 몇 년간 단백질 음료와 단백질 바, 고단백 간식 시장이 급성장했다. 민텔 조사에 따르면 한국 소비자 가운데 식품을 구매할 때 단백질 함량을 중요하게 본다는 응답은 26%인 반면, 식이섬유 함량을 중요하게 본다는 응답은 9%에 불과했다.
민텔은 어느 특정 영양소에 집중하기보다는 영양소 균형이 중요하며, 앞으로 식이섬유가 장 건강뿐 아니라 혈당 관리와 콜레스테롤 조절, 심혈관 건강 등과 연결되며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도 단순히 영양소 함량을 강조하는 데서 나아가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건강상 이점을 구체적으로 전달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뉴질랜드 브랜드 ‘오트라이프는 귀리에 함유된 베타글루칸을 앞세워 콜레스테롤 관리 효과를 강조하고 있으며, 최근 주목받는 페루 특산물 '야콘'은 프락토올리고당을 함유한 프리바이오틱스 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정 성분 자체보다 해당 성분이 건강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설명하는 것이 중요해진 것이다. 더 나아가 민텔은 AI와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한 개인 맞춤형 영양 관리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개인의 건강 상태와 생활 습관 데이터를 바탕으로 필요한 영양소를 추천하고 식단을 설계하는 서비스가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감각까지 디자인
세 번째 키워드는 ‘감각 재설계다. 단순히 맛있고 보기 좋은 음식을 개발하는 것을 넘어 소비자의 행동과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도록 감각 경험 자체를 설계하는 흐름을 의미한다.
민텔은 앞으로 식품과 음료가 더 많은 소비자를 포용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제품 자체뿐 아니라 포장과 사용 경험까지 재설계하고 있다. 영국 초콜릿 브랜드 ‘노모는 제품 포장에 점자를 적용해 시각장애인도 제품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미국 화장품 브랜드 ‘레어 뷰티 역시 손 힘이 약한 사람도 쉽게 열고 사용할 수 있도록 용기를 설계했다. 장애인과 고령자뿐 아니라 ADHD 및 자폐 스펙트럼 장애 소비자 등 다양한 감각적 요구를 고려한 제품이 늘어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기후 변화 역시 감각 설계를 바꾸는 요인으로 꼽힌다. 폭염이 잦아지면서 전해질 음료와 수분 보충 제품, 체온 관리에 도움을 주는 식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민텔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 30%는 집 안 온도 상승을 피하고자 에어프라이어 등 소형 조리기기를 활용한다고 응답했다. 이에 따라 식품업계도 더위와 갈증, 피로감 등 기후 변화에 따른 소비자 불편을 해결하는 방향으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감각을 활용한 기술 혁신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영국 셰필드대가 개발한 ‘테이스티 스푼 은 전기 자극을 통해 미각을 증폭시키는 기술로, 치매 환자나 고령자의 영양 불균형 개선에 활용 가능성이 제기된다. 독일 스타트업 ‘에어업은 향을 이용해 물에서도 맛을 느끼게 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향을 통해 뇌가 맛을 인식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설탕 섭취를 줄이면서도 만족감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코맥 헨리 이사는 “식품 혁신은 단순히 새로운 원료나 기술을 개발하는 데 있지 않다”며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이해하고 그에 맞는 건강·경험·감각적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