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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현 더원서울안과 원장
시야에 검은 점이나 실 같은 것이 갑자기 늘어나고, 어두운 곳에서 빛이 번쩍이는 느낌이 반복된다면 이를 눈의 피로로만 보기는 어렵다. 여기에 한쪽 시야가 커튼이나 그림자가 드리운 것처럼 부분적으로 가려지는 변화까지 더해지면 망막박리가 의심되는 상황일 수 있다. 망막박리는 빛을 감지해 신호로 처리하는 신경조직인 망막이 안구 안쪽 벽에서 들뜨거나 떨어지는 질환이다. 진행 속도에 따라 시야 문제 범위가 점차 확대될 수 있어, 초기 신호를 알아차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러한 비문증(날파리증)과 광시증(빛 번쩍임)은 망막열공이 발생했거나 망막박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대표적인 증상이다. 평소에도 비문증을 느끼는 사람이 적지 않다 보니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쉽지만, 갑자기 그 수가 늘거나 빛 번쩍임이 동반된다면 한 번쯤 망막 상태를 확인해 보는 편이 안전하다.

흔히 망막박리를 고령층의 질환으로 여기지만, 실제 발생 연령대는 생각보다 넓다. 특히 고도근시가 있으면 비교적 젊은 나이에도 나타날 수 있는데, 근시가 심할수록 안구 길이가 늘어나 망막이 얇고 약해지기 쉬운 탓이다. 이외에 ▲눈에 강한 충격을 받은 경험이 있거나 ▲백내장 등 안과 수술을 받은 적이 있는 경우 ▲가족 중 망막박리 병력이 있는 경우 ▲한쪽 눈에 이미 망막박리를 겪은 경우 등도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자신이 위험군에 해당한다면 증상 변화에 좀 더 민감할 필요가 있다.

진단은 시력검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안약으로 동공을 확장시키는 산동 검사 후 망막 주변부까지 살피는 안저검사가 기본이며, 열공의 위치나 박리 범위, 출혈 동반 여부를 함께 확인한다. 눈 속이 혼탁해 안쪽이 잘 들여다보이지 않을 때는 초음파 검사가 보조적으로 쓰이기도 한다. 비슷한 시야 증상을 보이는 다른 안질환과의 감별이 필요한 만큼, 망막을 직접 관찰하는 정밀 검사 과정이 중요하게 다뤄진다.

치료 방향은 진행 정도나 망막박리의 위치, 다른 눈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아직 떨어지지 않고 망막에 열공만 생긴 단계라면 레이저나 냉동 치료로 진행을 막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그러나 망막이 이미 떨어진 상태라면 수술이 필요할 수 있으며, 박리의 범위와 위치, 망막 상태 등을 종합해 가스 주입이나 공막 돌륭술, 유리체절제술 등 적절한 방식을 선택한다. 어떤 수술 방법인지보다, 현재 상태에 맞는 치료를 적절한 시점에 시행하는 것이 핵심이다.

다만 수술이 곧바로 완전한 시력 회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치료의 우선 목표는 떨어진 망막을 다시 안정적으로 붙이고 추가 손상을 막는 데 있으며, 이후 회복 정도는 박리가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중심 시력을 담당하는 부위가 침범됐는지, 치료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렸는지 등에 따라 개인차가 생긴다. 수술 이후에도 일정 기간 자세 유지가 필요하거나, 재박리·추가 열공 여부를 정기적으로 확인해야 하는 경우가 있어 경과 관찰까지 포함한 관리가 요구된다.

망막박리가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나면 가능한 한 빨리 안과를 찾는 것이 우선이다. 망막박리는 정밀 검사와 수술적 대응이 필요할 수 있는 질환인 만큼, 진료 받을 곳을 추천받거나 선택할 때는 망막 질환 진료 경험, 산동·광각 안저검사 등 정밀 검사가 가능한지, 응급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진료 체계를 갖췄는지를 함께 살펴보면 도움이 된다. 강남 안과를 추천 받는 과정에서도 광고 문구보다 이러한 실질적인 진료 여건을 확인하는 편이 합리적이다.

번쩍임이나 갑작스러운 비문증, 시야 가림은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는 흔한 변화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 망막의 이상 신호가 숨어 있을 수 있다. 이에 가볍게 넘기지 않고 제때 망막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시력을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이 칼럼은 박정현 더원서울안과 원장의 기고입니다.)


박정현 더원서울안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