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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는 전체 암 30~50%가 식습관 개선이 암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보고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우리나라 성인 대부분은 암 예방을 위한 식습관의 중요성을 알고 있지만 실제 생활 속 실천은 기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젊은 층과 비만인 사람일수록 암 예방 식생활 수칙을 지키지 않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국립암센터 암예방사업부 최윤주·정혜인 연구원과 김병미 교수 연구팀은 전국 성인 4000명(20~69세)을 대상으로 '2023 국민 암예방 식생활 인식 및 실천 조사'를 분석했다. 해당 연구는 대한암학회 학술지인 '암 연구와 치료(Cancer Research and Treatment)' 최신호에 게재됐다.

암은 대표적인 생활습관병 중 하나로 꼽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체 암 30~50%가 예방 가능하며 식습관 개선이 암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보고 있다. 우리나라도 ▲채소·과일 충분히 먹기 ▲균형 잡힌 식사하기 ▲짜게 먹지 않기 ▲탄 음식 피하기 ▲음주 줄이기 등을 암 예방을 위한 주요 식생활 수칙으로 권고하고 있다.

연구 결과, 국민들의 인지도는 매우 높았다. 조사 대상자 90% 이상이 5가지 식생활 수칙 모두 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답했다. 채소·과일 섭취 중요성을 인지한다는 응답은 남성 90.1%, 여성 93.3%였고, 음주 제한 역시 남성 90.1%, 여성 92.9%가 암 예방과 관련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실천율은 인지도에 크게 못 미쳤다. 채소·과일을 충분히 섭취한다는 응답은 남성 72.5%, 여성 74.0%였고, 짠 음식 줄이기는 남성 72.3%, 여성 75.9%, 음주 줄이기는 남성 72.4%, 여성 74.0%였다. 가장 실천율이 높은 항목은 탄 음식 피하기로 남성 80.3%, 여성 83.8%였지만, 균형 잡힌 식사는 남성 70.8%, 여성 67.1%로 가장 낮았다. 암 예방 식습관 중요성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인지와 실천의 간극이 확인된 셈이다.

연구진은 이러한 경향이 젊은 층에서 두드러진다는 점에 주목했다. 연구진은 5가지 식생활 수칙 가운데 3개 이상을 지키지 못하는 사람을 '중증 비실천군'으로 분류해 분석했다. 그 결과 20~39세 여성은 60대 이상 여성보다 중증 비실천군에 속할 위험이 4.8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40~59세 여성 역시 위험도가 2.42배 높았다. 남성도 마찬가지였다. 20~39세 남성은 1.97배, 40~59세 남성은 2.02배 높은 위험도를 보였다.

이는 최근 식생활 환경 변화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1인 가구 증가와 배달음식 시장 확대, 가공식품 소비 증가로 인해 젊은 층일수록 외식과 간편식에 의존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불규칙한 식사와 잦은 음주 문화 등이 더해지면서 건강한 식생활 실천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영양교육 경험 여부도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영양교육을 받지 않은 남성은 받은 사람보다 암 예방 식생활 수칙을 여러 개 지키지 못할 위험이 2.72배 높았고, 여성은 2.09배 높았다. 건강한 식습관 중요성을 단순히 아는 것만으로는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기 어렵고, 실제 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결과다.

비만 역시 주요 위험요인으로 확인됐다. 비만 남성은 정상 체중 남성보다 중증 비실천군에 속할 위험이 1.45배 높았고, 비만 여성은 1.58배 높았다.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이 비만을 유발하고, 비만이 다시 건강한 생활습관 실천을 어렵게 만드는 악순환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연구진 설명이다.

연구진은 "대부분의 국민이 암 예방 식생활 수칙을 알고 있지만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며 "젊은 층과 비만인, 영양교육 경험이 없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식생활 개선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