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뷰티_피부 장벽 강화

전세계 인구 10명 중 7명 피부 민감 증상 경험… 보편적 현상
붉어짐·건조·트러블 반복된다면 '장벽 기능 저하' 의심해야
'세라마이드·콜레스테롤·지방산' 균형 유지하는 것이 핵심

소비자 관심 증가… 더마코스메틱 업계, 제품 개발 경쟁 본격화
에스트라, 40년 이상 연구 역량 축적… 아시아·북미·유럽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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촘촘하고 치밀한 구조의 일반 피부 장벽과 달리, 민감 피부의 장벽은 지질 구조의 빈틈이 많아 외부 자극에 더욱 취약하다. /사진=에스트라 제공, 그래픽=김민선
마스크 착용이 일상이던 시기가 지났음에도 피부 민감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은 오히려 늘고 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얼굴이 쉽게 붉어지는가 하면, 화장품을 바꾼 후 따가움을 느끼거나 건조함·트러블이 반복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피부과 전문의들은 이 같은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피부 장벽'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최근 화장품 업계 역시 피부 건강의 핵심인 피부 장벽에 주목하고 있다. 장벽 강화 성분에 대한 연구·개발이 활발해지면서 관련 제품군도 빠르게 확대되는 추세다. 현재는 기업의 피부 장벽 연구 역량이 기업과 제품의 경쟁력을 가르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민감 피부', 환경·생활습관 변화 영향

민감 피부는 특정 질환이라기보다 외부 자극에 과도하게 반응하는 피부 상태를 의미한다. 과거에는 일부 사람의 피부 고민으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보다 보편적인 현상으로 인식되고 있다. 실제 시장조사 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전세계 인구의 71%가 피부 민감 증상을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환경과 생활습관 변화를 민감 피부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미세먼지와 자외선, 실내 냉난방 환경 등 외부 자극이 늘어난 상태에서 스트레스 증가와 수면 부족 등이 더해져 피부의 방어력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매일 산성 제품을 사용해 과도하게 각질을 제거하거나, 피부에 맞지 않는 자극적인 화장품을 사용하는 습관 등도 피부 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다.

중앙대병원 피부과 김범준 교수는 "최근 피부 민감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외부 자극 증가와 생활환경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피부 기능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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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트라 더마랩 연구원이 민감 피부를 위한 피부 장벽 케어 제품을 분석하고 있다. /에스트라 제공
'장벽' 강화, 피부 건강 관리의 열쇠

전문가들은 다양한 피부 문제의 공통 원인으로 '장벽 기능 저하'를 꼽는다. 피부 장벽은 피부 가장 바깥층에서 외부 자극을 막고 수분 증발을 억제하는 보호막이다. 장벽의 피부 세포와 지질은 흔히 벽돌과 시멘트 구조에 비유된다. 피부 세포가 벽돌이라면, 지질 성분은 그 사이를 메우는 시멘트 역할을 한다.

이 구조를 건강하게 관리하면 피부가 수분을 유지하고 외부 자극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다. 반대로 장벽이 손상될 경우, 피부 속 수분이 빠져나가고 외부 자극 물질도 쉽게 침투해 건조함과 자극, 붉어짐 등이 반복될 수 있다. 실제 연구에서도 민감 피부는 건강한 피부보다 지질 구조의 빈틈이 많아 외부 자극에 취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피부과와 화장품 업계가 피부 장벽 회복에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피부 상태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수분을 공급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피부 스스로 보호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장벽 구조를 강화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피부 장벽을 구성하는 핵심 성분은 ▲세라마이드 ▲콜레스테롤 ▲지방산이다. 전문가들은 장벽의 빈틈을 채우려면 이들 성분이 균형 있게 유지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김범준 교수는 "피부 장벽이 약해지면 민감 증상이 악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며 "단순 보습을 넘어 피부 지질과 유사한 성분을 적절히 보충해 장벽 기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에스트라, 민감 피부 화장품 연구 선도

민감 피부와 피부 장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더마코스메틱(Dermocosmetic, 피부과학 기반 화장품) 업계도 관련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장벽 회복을 중시하는 흐름과 함께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적인 브랜드로는 아모레퍼시픽 에스트라가 꼽힌다. 이 브랜드는 1982년 태평양제약을 모태로 출발해 병·의원 채널을 중심으로 민감 피부 연구를 이어왔다. 당시만 해도 더마코스메틱이라는 개념이 생소했지만, 피부과 현장에서는 일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저자극 보습 제품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있었다. 이에 에스트라는 병원 전용 보습 제품 개발에 집중했고, 이후 민감 피부와 피부 장벽 연구를 핵심 분야로 발전시켜 피부 본연의 건강을 돕는 제품까지 영역을 넓혔다. 특히 다양한 문제성 피부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증상은 달라도 피부 장벽 손상이 공통적으로 나타난다는 점에 주목했다.

현재는 피부과 전문의 62명으로 구성된 8개의 자문 연구회를 운영하며 실제 진료 현장에서 확인되는 피부 고민을 연구와 제품 개발에 반영하고 있다. 대표 제품인 '아토베리어' 라인 역시 피부 장벽 개념을 기반으로 개발했다.

에스트라 제품은 현재 국내 모든 상급종합병원을 비롯해 전국 4000여개 병의원에 입점해 있다. 피부 지질 구조와 유사한 성분을 적용해 피부 장벽 회복을 돕고, MD 제품의 경우 피부 질환 환자도 사용할 수 있는 안전성을 확보해 의료 현장에서 신뢰를 얻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에스트라는 국내에서 축적한 연구 역량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일본과 동남아를 비롯해 북미와 유럽에 진출한 것은 물론, 기타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에스트라의 민감 피부 전문 연구 조직인 더마랩 김정환 연구원은 "피부가 스스로 건강한 장벽 기능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연구의 궁극적인 목표"라며 "민감 피부를 단순히 관리의 대상이 아니라 피부가 보내는 신호로 이해하고, 민감한 피부에서도 안정성과 효능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해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부과학 기반의 'K-더마', 국내 넘어 세계무대로

더마코스메틱은 '피부과학(Dermatology)'과 '화장품(Cosmetic)'의 합성어로, 의학적 근거와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발한 화장품을 뜻한다. 저자극 성분을 바탕으로 민감 피부의 진정, 장벽 강화 등 피부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과거에는 주로 병·의원이나 약국에서 판매해 '약국 화장품'으로 통했으나, 최근 일반 유통 채널까지 판매 경로를 확장하며 대중적인 뷰티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특히 유해 환경과 스트레스로 인해 민감 피부를 호소하는 인구가 늘고 성분을 꼼꼼히 따지는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국내 더마코스메틱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전체 스킨케어 시장이 최근 5년간 연평균 2.1% 성장하는 동안 더마스킨케어 시장은 연평균 15.7% 성장하며 훨씬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업계에서는 한국을 세계적 기술 검증 무대로 평가하기도 한다. 소비자들의 피부 관심도가 높고 제품 선택 기준이 까다로운 만큼, 임상과 연구도 활발하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기업들은 축적된 연구 역량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는 추세다. K-뷰티가 색조와 트렌드를 앞세워 성장했다면, 이제 피부과학 기반의 'K-더마'가 새로운 경쟁력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평가다.

신소영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