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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비만과 생활 습관이 생물학적·행동적·사회환경적 경로를 통해 자녀의 대사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임신 전후 아버지의 비만과 생활 습관이 생물학적·행동적·사회환경적 경로를 통해 자녀의 비만 위험과 대사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어바인 캠퍼스, 노스웨스트대 의과대학 연구팀은 기존에 발표된 아버지 건강과 자녀 비만 관련 연구를 종합 분석해, 아버지의 건강 상태가 자녀의 비만 위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봤다. 연구팀은 그동안 어머니의 건강과 생활 습관이 소아 비만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던 반면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한 아버지의 역할에 주목했다.

분석 결과, 아버지의 비만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자녀 건강과 연결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첫 번째는 생물학적 경로다. 비만은 정자의 후성유전학적 특성을 변화시킬 수 있다. 후성유전학적 변화는 유전자 자체를 바꾸지는 않지만, 특정 유전자의 작동 방식을 조절하는 생물학적 신호다. 이러한 변화는 태아 초기 발달 과정에서 식욕 조절과 에너지 대사, 장기적인 질병 위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아버지의 비만은 수정 순간부터 자녀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됐다.

행동적 영향도 컸다. 아버지의 식습관과 운동 습관, 양육 방식은 자녀의 식생활과 신체활동 습관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많은 남성이 아버지가 된 이후 체중이 증가하고 신체 활동량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는데, 이 과정에서 자녀 역시 건강하지 않은 식습관과 운동 부족 환경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반대로 가족 식사에 함께 참여하고 건강한 식사를 준비하거나 자녀와 신체활동을 하는 행동은 아이의 비만 위험을 낮추고 건강한 성장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소득 수준, 식량 불안정, 거주 환경, 직장 정책, 정신건강 상태 등 사회환경적 요인도 아버지의 건강 행동과 양육 방식에 영향을 미쳐 자녀 비만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아버지 참여형 산전 관리와 정신건강 지원 확대, 유급 육아휴직, 유연근무제 도입 등 가족 친화적 정책이 부모와 자녀 모두의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다만 연구진은 이러한 영향 중 상당수는 개선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체중 감량과 운동, 식습관 개선, 비만 치료제나 비만대사수술 등을 통해 정자 건강이 개선될 수 있으며, 자녀와 함께 운동하거나 가족 식사에 적극 참여하는 것 역시 건강한 생활 습관 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를 주도한 매튜 랜드리 박사는 “그동안 아버지는 모자보건 연구에서 상대적으로 간과됐다”며 “아버지들이 가족 건강에 적극적으로 기여하는 것은 미래 세대의 건강 증진을 위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비만·대사질환 분야 국제학술지 ‘Current Obesity Reports’에 지난 26일 게재됐다.


최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