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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약사 오마르 엘고하리는 "잠들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지나치게 짧다면 몸에 상당한 '수면 부채(sleep debt)'가 쌓여 있다는 뜻일 수 있다"고 말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침대에 눕자마자 잠드는 사람이 있다. 흔히 '잠을 잘 자는 체질'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전문가들은 오히려 몸이 보내는 피로 신호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잠드는 데 걸리는 시간이 지나치게 짧다면 수면 부족이나 수면장애가 숨어 있을 가능성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영국 온라인 의료 서비스 기업 IQ Doctor의 수석 약사 오마르 엘고하리는 최근 영국 매체 메트로와의 인터뷰에서 "잠들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지나치게 짧다면 몸에 상당한 '수면 부채(sleep debt)'가 쌓여 있다는 뜻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건강한 성인은 잠드는 데 10~20분 걸린다. 반면 머리를 베개에 대자마자 잠드는 상태가 반복된다면 충분한 시간을 잤더라도 수면의 질이 떨어졌을 가능성이 있다. 오마르 약사는 "잠들자마자 의식을 잃듯 잠드는 것은 몸이 극심한 피로 상태에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며 "수면이 부족해 몸이 휴식을 강하게 요구하는 상태"라고 했다.

빠른 입면은 수면장애와 관련될 수도 있다. 대표적인 질환이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다. 수면무호흡증은 잠을 자는 동안 호흡이 반복적으로 멈추거나 약해지는 질환으로, 본인이 모르는 사이 수면이 여러 차례 끊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충분히 잠을 잔 것 같아도 실제 수면의 질은 크게 떨어진다.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심한 코골이와 함께 숨이 막히는 듯한 소리, 잦은 뒤척임이나 각성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수면 중 나타나는 증상이라 스스로 알아차리기 어려워 가족이나 배우자를 통해 발견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하지불안증후군 역시 숙면을 방해하는 대표적인 원인이다. 다리에 불편감이나 이상 감각이 나타나 잠에서 자주 깨게 만들고, 결국 만성적인 피로로 이어질 수 있다. 드물게는 기면증이 원인일 수도 있다. 기면증은 뇌가 수면과 각성 상태를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는 질환으로, 낮 동안 극심한 졸음을 느끼거나 원치 않는 상황에서도 갑자기 잠에 빠지는 증상이 특징이다.

오마르 약사는 현대인의 생활 습관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장시간 근무와 늦은 시간 스마트폰 사용, 스트레스, 불규칙한 수면 습관 등이 만성적인 수면 부족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몸에 피로가 누적되면 밤이 됐을 때 침대에 눕자마자 잠들 정도로 수면 욕구가 강해질 수 있다.

물론 바쁜 하루를 보낸 뒤 일시적으로 빨리 잠드는 것은 크게 걱정할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런 현상이 매일 반복되면서 낮 동안 심한 피로감이나 집중력 저하, 짜증, 두통, 기억력 감퇴, 과도한 카페인 의존 등이 함께 나타난다면 전문의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오마르 약사는 "좋은 수면은 단순히 빨리 잠드는 것이 아니라 다음 날 개운하게 일어나 활기차게 생활할 수 있는 상태"라며 "항상 피곤함을 느끼고 잠을 보충해야 한다고 생각된다면 수면 건강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가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