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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국가위생감시국(ANVISA) 2급 심사관 마르코스 주카​/사진=이해림 기자
최근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은 안전성과 품질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 동시에 규제 환경 또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의료기기 산업 무역수지가 6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는 가운데, 이 흐름을 이어가려면 다국가 통용 의료기기 규제 기준인 MDSAP와 MDR에 대비돼 있어야 한다.

이에 국내 의료기기 산업의 규제 대응 전략을 소개하는 ‘2026 국제의료기기규제포럼’이 지난 2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 주관으로 개최됐다.

의료기기 단일 심사 프로그램(MDSAP)은 의료기기 제조사가 하나의 규제 심사 결과를 통해 여러 국가에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한다. 새로운 국가의 시장에 진출할 때마다 그 나라의 규제에 맞게 새로 심사받는 번거로움을 경감함으로써 기업 부담을 줄이는 것이 골자다. 현재 브라질 국가위생감시국(ANVISA), 호주의약품청(TGA), 캐나다 보건부(HC), 일본 후생노동성(MHLW)과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 미국 식품의약국(FDA)가 자국 시장에 진출하는 의료기기에 대해 MDSAP를 적용하고 있다.

브라질은 2017년부터 MDSAP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2017년에는 ANVISA에서 발급한 인증서의 4.7%(38개) 만이 MDSAP를 통한 것이었으나 2025년에는 59.2%(881개)로 상승했다. 브라질의 의료기기 규제는 크게 ▲우수제조품질관리기준(GMP) 인증 ▲시판 전 승인 ▲시판 후 감시로 구성된다. 이중 GMP 인증서를 기존처럼 ANVISA가 자체적으로 시행하는 사전 실사 이외에 MDSAP 감사 결과를 활용해 취득할 수 있다. 4년마다 시행되는 GMP 인증서를 갱신할 때에도 실사를 MDSAP 감사 결과로 대체할 수 있다. ANVISA 2급 심사관 마르코스 주카는 “ANVISA 공식 문서는 포르투갈어로만 발행되나 외국 기업으로부터 포르투갈어, 영어, 스페인어 문서는 접수할 수 있다”며 “모든 의료기기 기업은 브라질 법상으로 ANNISA와 소통하며 브라질에서 사업을 수행할 현지 파트너 기업을 선정해야 한다”고 했다.

호주 역시 2018년부터 MDSAP가 적용되는 국가다. MDSAP 외에도 유럽연합의 CE(Conformite Europeene) 인증을 의료기기 승인 증빙 자료로 인정한다. TGA 의료기기품질국 수석차관부 트래이시 듀피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기업들은 호주 TGA에 총 203건의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이 중 14%가량이 MDSAP를 활용했다. CE 인증을 활용한 기업은 약 50%였다. 유럽 CE 인증이나 MDSAP 인증이 없는 기업들은 호주 TGA에서 발행하는 ‘적합성 평가 인증서(Conformity Assessment Certification)’를 통해 호주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 적합성 평가 인증서 심사를 요청하면 TGA가 자체적으로 품질경영시스템(QMS) 심사를 시행한다. 이미 MDSAP 인증이 있는 상태에서 호주 시장에 진입한다면 QMS를 MDSAP로 대체하고 TGA로부터 적합성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다만, 호주 역시 의료기기 제조사가 승인 과정을 대리하기 위한 호주 협력사를 별도로 두어야 한다.


MDSAP처럼 여러 국가에 통용되는 의료기기 규정으로는 유럽 CE 인증 중 하나인 MDR(Medical Device Regulation)이 있다. 과거 유럽 CE 인증인 MDD(Medical Devices Directive)가 더욱 강화된 형태다. 2017년에 제정된 규제인 MDR 2017/745이 사용되어왔으나 지난해 잠정 개정안(MDR 2025/1023이 발표되며 개정 방향성이 공식적으로 드러났다.

강화된 규제라고는 하나 의료기기 제조사의 부담을 덜어주는 부분도 있다. 글로벌 시험 인증 기관 TUV 라인란드 코리아 인증 심사팀 김은혜 팀장은 “MDR 2017/745에서 기존 정기 안전성 업데이트 보고서(PSUR)에 요구하던 일부 항목이 MDR 2025/1023에서는 삭제됐다”며 “이외에도 class 2A 디바이스는 2년에 한 번, class 2B나 class 3 디바이스는 1년에 한 번씩 PSUR을 갱신해야 했으나 개정안에서는 2A 디바이스는 필요할 때마다, 2B와 3 디바이스는 2년에 한 번씩으로 빈도가 개선됐다”고 했다.

아울러 동등 의료기기 평가를 위해서는 기술적 동등성, 생물학적 동등성, 임상적 동등성을 만족해야 하는데, 이중 동등성 항목 일부에 대해 인정 기준이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은혜 팀장은 “생물학적 동등성은 의료기기에 사용된 물질이 실제로 동일해야, 임상적 동등성은 임상 조건과 목적이 똑같아야 동등성이 인정됐지만, 개정안은 완전히 동일하지 않고 유사하기만 해도 동등성을 주장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했다.

이정림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장은 “앞으로도 국내 의료기기 산업이 글로벌 규제 환경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국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최신 규제 정보를 제공하고, 식약처의 국제 협력 확대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이해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