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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사진=뉴스1
헬스조선은 인터엠디(InterMD)와 함께 매월 정기적으로 주제를 선정해 ‘의사들의 생각’을 알아보는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인터엠디는 5만여 명의 의사들이 회원으로 있는 ‘의사만을 위한 지식·정보 공유 플랫폼(Web, App)’입니다.

산후조리원은 대한민국 산모가 출산 후에 들르는 ‘필수 코스’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과도한 비용이 문제시되고 있습니다. 2025년 하반기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산후조리원 평균 이용료는 2주 기준으로 일반실 373만 원, 특실 543만 원입니다. “산모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사람들과 “비용 대비 효용이 낮다”는 이들의 대립도 팽팽합니다.

사람의 건강을 가장 가까이서 살피는 의사들은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요? 의사 1000명에게 견해를 물어봤습니다. 응답자 32.2%는 여성, 67.7%는 남성이었습니다.

◇적정 산후 조리 기간은 ‘2주’… 신생아 관리 체계가 주요 선택 기준
산모에게 꼭 산후조리가 필요한 기간으로는 응답자 절반(51.1%)이 ‘2주’를 꼽았습니다. 1주(20.2%), 3주(14.7%), 필요 없다(13.2%)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본인이 필요한 만큼’ ‘최대한 길게’ ‘1~2달’은 필요하다는 소수 견해도 있었습니다. 나 혹은 내 가족이 산후조리를 해야 한다면 과반수(64.7%)가 사설 산후조리원에 입소하겠다고 했습니다. 공공 산후조리원을 이용하겠다는 사람은 16.3%, 가정에서 지내며 산후도우미 서비스를 이용하겠다는 사람은 15.1%에 그쳤습니다.

사설이든 공공이든 산후조리원을 이용하겠다고 한 의사들(810명)의 주요 이용 동기는 ‘산모의 건강 회복’이었습니다. 응답자 46.8%가 “아이 돌봄에 도움을 받는 동안 산모가 몸을 빠르게 회복할 수 있다”를 주된 이유로 꼽았습니다. 그 뒤를 “출산으로 인해 지친 산모에게 쉬어가는 시간이 필요하다”(29.3%)가 따랐습니다. 반면, “출생 직후 일정 기간만이라도 전문적인 돌봄을 받는 것이 신생아에게 좋다”는 응답은 5.7%에 그쳤습니다.

의사들이 꼽은 산후조리원 주요 선택 기준은 ‘가격’ 그리고 ‘신생아 관리 체계’였습니다. 산후조리원을 이용하겠다고 한 의사들은 ▲조리원을 고를 때 가격이 합리적인지(28.5%, 복수응답 가능) ▲정기 소독 시행, 살균기 구비, 교차 감염 예방 위한 집중 관리실과 공기 정화 시설 존재 등 신생아 감염 관리 시스템이 체계적인지(22.4%) ▲위급 상황 시 곧바로 병원으로 연계되는 응급 상황 대응 시스템이 있는지(13.4%) ▲병원 부설인지(12.0%)를 고려하겠다고 했습니다. 그 뒤를 ▲신생아실 돌봄 인력 수가 충분한지(9.1%) ▲신생아실에 CCTV가 있는지(6.8%)가 따랐습니다. ▲내부 시설이 마음에 드는지 ▲에스테틱 서비스와 문화 교실 등 부가서비스가 다양한지 고려하겠다는 응답은 각각 3% 미만으로 가장 낮았습니다.


◇‘의사 회진’은 필수, ‘문화 교실’은 불필요
현재 산후조리원들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 중, 의사들이 산모와 아이를 위해 꼭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서비스는 무엇일까요? 전체 응답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질문한 결과 ▲산부인과·소아과 정기 회진(27.7%, 복수 응답 가능) ▲모유 수유, 신생아 돌봄 강의 등 육아 교육 프로그램(24.6%)이 꼽혔습니다. ▲유방 마사지(10.8%) ▲산모 영양 관리(10.6%) ▲산후 요가·필라테스 교실(8.7%) ▲부기 관리와 자세 교정을 위한 에스테틱 마사지(6.9%) 등의 프로그램에 대한 필요도는 이보다는 낮게 조사됐습니다. 필요도가 가장 낮은 서비스로는 ▲모자동실(6.8%)과 ▲아기 용품 만들기, 플라워 테라피 등 각종 문화 교실(4.0%)이 꼽혔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산후조리원은 법적으로 의료기관이 아니므로 의사의 회진이 의료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는 “의사가 산후조리원에 와서 산모와 아이를 보더라도 단순 건강 관리 서비스만 제공해야 하며, 진단이나 처치 등 의료행위는 불가능하다”고 안내하고 있는데요. 산후조리원에서의 의료행위는 예외적으로 허용되어야 한다고 보느냐는 물음에는 53.4%가 그렇다, 20.8%가 아니다, 15.8%가 잘 모르겠다고 답했습니다.

◇불필요한 고급화 지양, 실속 집중해야 
의사 대부분은 현재의 산후조리원 이용료가 비싸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의사 1000명이 생각한 산후조리원 2주 적정 이용료로는 100만~200만 원(32.3%)과 200만~300만 원(32.0%)이 꼽혔는데, 둘 다 실제 일반실 평균 이용료(373만 원)보다 아래였습니다. 이 밖에 0~100만 원이라는 응답은 19.2%, 300만~400만 원이라는 응답은 15.8%를 차지했습니다.

산후 조리 문화 개선을 위해, 의사들은 ‘산후 조리’의 개념이 어떻게 재정의되어야 한다고 볼까요. 343명의 주관식 답변을 갈무리해 정리한 결과, “육아로 넘어가기 이전, 산모의 몸과 마음 회복을 위한 휴식이자 건강 관리 서비스여야 한다”는 견해가 두드러졌습니다. 서비스와 비용 모두 ‘군더더기’가 많은 상태라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과도한 고급화나 미용에 치중하는 등 부의 과시 수단으로 전락했다” “휴식과 건강 관리를 위한 실속에만 초점을 맞추고 비용이 낮아져야 한다” 등의 의견이 많았습니다. 긍정적인 면도 조명됐습니다. “산모 회복 측면이 가장 크기는 하겠지만, 요즘 같은 핵가족 시대에 육아에 대한 전반적 지식을 정확하게 효율적으로 습득할 수 있게 돕는 기능도 분명 있다”는 평이었습니다.

산후 조리가 단순 휴식을 넘어, 산모에 대한 의료적 지원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주장도 보였습니다. “기존 산후조리는 일시적 요양 기능이 강했지만, 출산으로 인해 변화한 여성의 신체가 장기적으로 건강하게 기능할 수 있도록 산후 재활 과정으로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제언이었습니다.


이해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