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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자가면역이 중추신경을 공격해 젊은 나이에도 전신 마비나 실명 등 심각한 영구 장애를 남길 수 있는 다발성경화증은 초기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가오는 30일, ‘세계 다발성경화증의 날’을 맞아 다발성경화증에 대해 알아본다.

◇증상 다양한 ‘다발성경화증’, 자각 없이 뇌 손상 일으켜
다발성경화증(MS)은 우리 몸의 면역계가 중추신경계인 뇌, 척수, 시신경을 스스로 공격해 염증과 손상을 일으키는 만성 신경면역질환이다. 주로 젊은 연령층에서 발병하고 시각장애, 감각 이상, 근력 저하, 보행장애, 피로, 배뇨장애 등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난다.

경희대병원 신경과 오성일 교수(대한신경면역학회 정책이사)는 “올해 세계 다발성경화증의 날 주제가 ‘나의 진단(My MS Diagnosis)’일 정도로 이 병은 초기 증상이 다양해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증상의 완화와 재발이 반복되기 때문에 단순 피로나 일시적인 현상으로 오해하기 쉽다”고 말했다.

문제는 눈에 보이는 증상이 일시적으로 좋아졌다고 해서 병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환자가 자각하지 못해도 뇌와 척수의 신경 손상은 계속 진행돼 결국 장기적인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오성일 교수는 “다발성경화증 환자의 약 40~70%에서 인지 장애가 보고될 정도로 인지 기능 저하는 중요한 문제”라며 “신경 손상이 누적되면 뇌가 서서히 위축돼 기억력·집중력·인지 속도 저하로 이어질 수 있어 미세한 증상이라도 반복된다면 반드시 신경과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조기 진단·초기 고효능 치료로 재발 방지해야
다발성경화증은 단일 검사만으로는 확진이 어렵다. 뇌·척수 MRI를 통한 신경 병변 확인, 재발 양상, 뇌척수액 검사, 항체검사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진단한다. 특히, 뇌와 척수 등의 신경세포는 한 번 손상되면 회복이 불가능한 만큼 정밀 진단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치료가 필수적이다.

오성일 교수는 “과거에는 낮은 강도의 약제로 시작해서 단계를 높이는 방식이 활용됐지만, 최근에는 진단 초기부터 고효능 치료제를 적극적으로 사용해 재발을 방지하는 방향으로 치료 전략이 변하고 있다”며 “치료의 핵심은 단순히 좋은 약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 상태에 맞는 치료를 적절한 시점에 시행해 장기적인 뇌 건강을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내 건강보험 급여 기준상 일부 고효능 치료제는 기존 1차 치료제의 실패 또는 불충분한 반응이 확인된 뒤에야 급여 적용이 가능해 초기부터 필요한 치료에 신속히 접근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오 교수는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과 충분한 수면은 뇌의 염증을 줄이고 뇌세포를 보호하는 방법”이라며 “우울감이나 극심한 피로는 뇌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혼자 참지 말고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오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