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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질병관리청 제공
멘톨·과일·초콜릿 향 등을 첨가한 ‘가향담배’가 청소년과 젊은층의 흡연 시작을 유도하고 니코틴 중독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질병관리청은 오는 31일 ‘세계 금연의 날’을 맞아 가향담배의 위험성을 알리는 카드뉴스를 배포한다고 밝혔다.

가향담배는 멘톨, 과일, 초콜릿 등 특정 맛과 향이 나도록 제조한 담배를 말한다. 액상형 전자담배에 향이 첨가된 액상을 사용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며, 필터 속 캡슐을 터뜨리는 캡슐담배나 향이 입혀진 포장 담배 등도 포함된다.

질병청은 가향담배가 일반 담배의 쓴맛과 냄새, 목 자극을 줄여 청소년과 젊은층이 흡연에 쉽게 접근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향 때문에 상대적으로 덜 해롭다고 인식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흡연 지속과 니코틴 중독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제6차(2024년) 청소년건강패널조사 결과, 국내 청소년의 77.3%가 처음 담배제품을 사용할 때 가향담배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액상형 전자담배로 흡연을 시작한 청소년 중 86.3%가 가향담배를 사용했으며, 여학생은 약 90%에 달했다.

가향담배가 흡연 지속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세대 연구(2022)에 따르면 가향담배로 흡연을 시도한 경우 비가향담배보다 현재 흡연 중일 확률이 1.4배 높았고, 흡연을 지속할 가능성은 10.9배에 달했다. 해외 연구에서도 향이 첨가된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자는 2년 뒤 금연에 실패할 가능성이 비가향 제품 사용자보다 1.9배 높았다.


질병청은 가향성분이 담배의 유해성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위험성을 덜 느끼게 만드는 역할을 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향료나 당류 성분이 전자담배 기기에서 가열돼 에어로졸 형태로 폐에 흡입될 경우 호흡기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가향담배 시장 규모는 빠르게 커지고 있다. 가향담배 점유율은 2014년 14.0%에서 2018년 30.8%, 2023년에는 46.5%까지 증가했다. 일부 국가에서는 청소년 흡연 유입을 막기 위해 담배 내 가향 첨가를 제한하거나 금지하고 있다.

흡연은 대표적인 건강위해요인으로, 폐암, 두경부암 등으로 인해 연간 7만 여명의 사망과 15조 원에 이르는 사회경제적 비용을 초래하는 것으로 추계됐다. 가향담배는 장기적으로 흡연 인구를 유입시켜 흡연폐해 및 사회부담을 증가시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가향담배는 결코 덜 해로운 담배가 아니며, 청소년과 청년층 흡연의 관문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세계 금연의 날을 계기로 가향담배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신소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