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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당을 일으키는 13가지 요인./사진=분당서울대병원 제공
당뇨병 발병에 지방 축적, 근육량 저하 등 13가지 전신 문제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끼친다는 국내 연구팀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2형 당뇨병은 혈중 포도당 농도가 만성적으로 높게 유지되는 진행성 질환이다. 전 세계적인 비만 인구 증가와 함께 유병률이 가파르게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국제당뇨병연맹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 당뇨병 환자 수는 약 8억 3000만 명으로, 1980년과 비교해 세 배 이상 늘었고 이 중 90% 이상이 2형 당뇨병에 해당한다.

당뇨병은 심혈관 질환, 신장 질환과 같은 전통적인 합병증을 넘어 정신건강이나 암 위험 등 다양한 영역과 연관된다는 사실도 잇따라 밝혀지면서, 혈당 수치 중심의 기존 접근에서 벗어나 보다 폭넓은 시각으로 당뇨병을 관리해야 한다는 공감대 역시 형성되고 있다.

이에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임수 교수 연구팀은 2형 당뇨병이 어떻게 발생하는지를 설명하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췌장만의 문제로 여겨졌던 2형 당뇨병이 실제로는 간, 근육, 뇌, 장 등 전신에 걸친 13가지 기전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는 점을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이를 토대로 혈당 수치를 낮추는 데 그쳤던 기존 치료에서 벗어나 몸 전체를 함께 관리하는 방향으로 치료 흐름이 바뀌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 변화의 대표적인 예가 최근 각광받고 있는 GLP-1 계열의 약제다. GLP-1 계열 약제는 혈당 개선과 체중 감소는 물론, 심혈관 질환 위험 감소 효과까지 확인되며 치료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비만을 동반한 당뇨병 전단계 환자에서는 2형 당뇨병으로의 진행 위험을 93%까지 낮춘다는 보고도 있었다.

약물 치료만큼 생활습관 개선의 중요성도 재조명됐다. 8주 이상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것만으로 혈당 수치가 유의미하게 낮아졌으며, 하루 500보를 더 걷는 것만으로도 심혈관 질환 발생과 사망 위험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당뇨병 환자가 일상에서 겪는 심리적 어려움에도 주목했다. 당뇨병 환자의 약 80%가 당뇨병이라는 이유로 부정적인 시선이나 차별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 환자라는 낙인은 자기관리 의욕과 삶의 질을 직접적으로 떨어뜨리며, 환자의 약 1/4은 우울증을, 약 1/3은 심리적 고통을 함께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임수 교수는 “이번 연구는 2형 당뇨병이 단순한 혈당 조절의 문제가 아니라 전신에 걸친 복합적인 만성 질환임을 재확인시켜준다”며, “혈당 조절에만 집중하는 기존 접근방법에서, 이제는 체중, 심혈관 질환 위험, 정신건강 등을 함께 관리하는 통합적 치료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임 교수는 “국내 젊은 층에서 당뇨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만큼, 젊은 층에 대한 적극적인 선별 검사와 맞춤형 관리 체계 마련도 시급하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Nature Reviews Disease Primers’에 최근 게재됐다.



오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