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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밥에 잡곡을 넣어 먹으면 혈당과 콜레스테롤 수치 조절에 도움이 된다. /클립아트코리아
쌀은 한국인의 주요 탄수화물 공급원이다. 탄수화물은 필수 영양소지만, 과도하게 섭취하면 혈당이 급격히 오르거나 체중이 불어날 수 있다. 이럴 때는 잡곡을 넣어 먹으면 도움이 된다.

◇도정 덜 거친 잡곡, 식이섬유 많아
잡곡은 백미보다 도정 과정을 덜 거친 곡물로 구성돼 있다. 비타민과 무기질 등 미량 영양소와 식이섬유 함량이 풍부해 혈당이 완만히 오르도록 한다. 특히 식이섬유는 잡곡 100g당 5~8g 들어있다. 국제 학술지 ‘미국영양식이학회지(Journal of the Academy of Nutrition and Dietetics)’에 따르면, 성인 20명을 대상으로 잡곡밥과 백미밥을 섭취하게 한 후 혈당을 비교한 결과 잡곡밥의 혈당지수(GI)는 약 69, 백미밥은 약 86이었다. 혈당지수란 당질이 소화·흡수 과정에서 혈당을 얼마나 빨리 올리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암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서울대 의대 연구팀이 잡곡밥 섭취와 유방암 발생의 연관성을 연구한 결과, 흰쌀밥을 잡곡밥보다 많이 먹는 여성들의 유방암 발생 위험도는 대조군보다 35% 높았다. 50대 미만 여성에서는 하루 3회 이상 잡곡밥을 섭취할 경우, 하루 1회 이하로 섭취하는 여성보다 유방암 발생 위험이 33% 낮았다. 연구진은 잡곡 속 식이섬유가 발암물질을 비롯한 노폐물 배출을 돕고, 비타민 E가 발암물질 형성을 예방한다고 분석했다.

◇혈당 신경 쓴다면 보리, 콜레스테롤 낮추려면 기장을
당뇨가 있거나 혈당을 조절해야 한다면 보리나 귀리, 현미를 섞어 먹는 게 좋다. 특히 보리와 귀리는 수용성 식이섬유인 베타글루칸 함량이 많다. 베타글루칸은 소화관 내에서 점도가 증가하는데, 이 과정에서 장내 음식물의 이동 속도가 떨어지면서 혈당 수치가 낮아진다. 인슐린의 과도 분비를 막아 췌장에 지나친 부담이 가지 않도록 하는 역할도 한다. 

기장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춘다. 인도와 영국 공동 연구팀이 약 9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19개 연구를 분석한 결과, 최대 4개월 동안 매일 50~200g의 기장을 섭취하면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혈관 벽에 쌓이는 LDL 콜레스테롤 수치는 10%, 중성지방 수치는 9.5%까지 낮아졌다. 체내 노폐물을 배출하는 HDL 콜레스테롤 수치는 6%까지 증가했다. 연구진은 “기장의 불포화지방산 함량은 정제된 밀과 백미에 비해 2~10배 높다”며 “기장으로 도정된 쌀과 정제된 밀가루를 대체하는 것이 심혈관 질환 위험 감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체내 염증 반응을 낮추기 위해서는 수수를 넣어 보는 것도 좋다. 농식품정보누리에 따르면, 수수는 페놀과 타닌 성분이 풍부해 활성산소로 인한 세포의 산화 스트레스를 억제한다. 안토시아닌 성분도 다량 함유하고 있어 스트레스와 체내 염증 완화에도 도움이 된다. 

◇많이 넣으면 되레 소화 효과 떨어져
잡곡밥이 건강에 이롭다는 이유로 많은 종류의 잡곡을 동시에 넣어 밥을 짓기도 한다. 하지만 너무 많은 종류의 잡곡을 섞어 밥을 지으면 오히려 효과가 떨어진다. 우석대 식품생명공학과 연구팀에 따르면, 찹쌀·흑미·수수·기장·적두를 섞어 밥을 지었을 때 플라보노이드와 폴리페놀 등 항산화 물질의 함량이 가장 높았고, 그 이상으로 곡물을 혼합하면 함량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잡곡의 비중이 이보다 높아지면 한 끼(300g)당 15~20g의 식이섬유를 섭취하기 쉽다. 이는 하루 식이섬유 권장 섭취량에 육박하는 양이다. 식이섬유를 과도하게 섭취하면 복부 팽만감과 가스, 변비가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쌀과 잡곡은 4대 1 비율로 섞어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소화 기능이 떨어진 사람은 위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잡곡밥 섭취 시 주의하는 게 좋다. 어린아이의 경우 식감이 부드러운 조, 기장 등을 섞고, 백미의 비율을 조절해 가며 밥을 지으면 된다.



김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