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사이에 순수한 우정이 가능하냐’는 주제는 오랜 논쟁거리다. 최근, 친구 사이에서 이성적인 관심을 보일 때 나타나는 결정적인 신호가 밝혀졌다. 남성이 여성에게 연애 감정이나 성적인 관심이 있을 때 비용을 더 많이 지불하고 관대한 태도를 보인다는 분석이다.
미국 텍사스대 오스틴 캠퍼스 심리학과 연구팀이 성인 581명을 대상으로 이성간 우정에서 구애 양상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분석했다. 선행 연구에서 참여자들 중 50%가 친구에게 성적 매력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나 실제 행동으로까지 이어지는지 확인하기 위한 목적의 후속 연구다. 참여자들은 친구에 대한 연애 및 성적 관심을 평가하기 위해 11개의 질문에 응답했다.
분석 결과, 남성은 이성적 호감이 있는 상대에게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여성에서는 이런 경향이 나타나지 않았다. 남성은 시간과 돈을 지속적으로 투자했으며 여성은 지속적인 노력을 하는 이성 친구를 자신과의 관계에 관심이 있는 상태로 인식했다.
실제 심리학 연구에서는 상대에게 시간, 비용, 관심을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행동이 친밀감과 관계 만족도를 높이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식사 비용을 내거나 작은 도움을 반복적으로 제공하는 행동은 상대에 대한 호감과 관계 유지 의지를 드러내는 대표적인 사회적 신호다.
연구팀은 진화론적 측면에서 이를 분석했다. 연구를 주도한 라이언 돕슨 박사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임신, 출산, 수유 등 생식에 따른 필수적인 비용이 더 크기 때문에 생식 성공을 위해 자원 제공 능력을 가진 상대를 더 선호하도록 진화해 왔다”며 “남성은 여성에게 이런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전략을 형성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다만, 국가별 문화와 개인 성향에 따라 표현 방식이 다를 수 있는 만큼 단순히 돈을 많이 쓴다는 이유만으로 연애 감정이 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연구팀은 “친밀감을 표현하는 방식은 개인차가 커 경제적 지원 외에 연락 빈도, 정서적 공감, 시간을 함께 보내는 방식 등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다”며 “특정 행동 하나만으로 관계의 의도를 판단하기보다 여러 행동 패턴과 관계 맥락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 결과는 ‘진화와 인간 행동(Evolution and Human Behavior)’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