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가 한국 시장 투자를 대폭 확대하며 국내 바이오 혁신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낸다. 혁신 신약 도입 주기를 단축하는 동시에 국내 바이오 기업과 협력해 한국을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핵심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한국릴리는 22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티타워에서 '일라이릴리 창립 150주년 기념 미디어 데이'를 개최하고 국내 사업 성과와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일라이릴리는 1876년 미국 남북전쟁 참전 군의관 출신 약사인 일라이 릴리 대령이 미국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에 설립한 다국적 제약회사다. 창립 초기 말라리아 치료제인 퀴닌과 매독 치료제 등을 공급하며 기반을 다졌고 세계대전 당시 페니실린 대량 생산에 기여하며 성장했다.
1900년대 후반에는 세계 최초로 합성 인슐린을 상용화했으며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계열 항우울제 '프로작'을 개발하는 등 의학사에 이정표를 남겼다. 최근에는 비만·당뇨병 치료제 '마운자로'와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 성과를 바탕으로 제약사 최초로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돌파했다.
이날 연설에 나선 한국릴리 존 비클 대표는 "릴리는 지난 150년간 독립 기업으로서 전통과 가치를 지켜왔다"며 "현재도 창립자 이름과 본사 부지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환자들이 글로벌 혁신 치료제에 더욱 신속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한국릴리 국내 시장 영향력은 숫자로도 확인된다. 한국릴리는 1982년 한국 시장에 진출해 현재 약 250명의 임직원이 근무 중이다. 국내 의약품 시장 매출 순위가 2022년 39위에서 2025년 17위로 상승했다. 현재 국내에서 역대 최다 수준인 26개의 신약 후보물질에 대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연구개발 역량은 심혈관·대사질환, 신경과학, 면역학, 종양학 등 4대 핵심 치료 분야에 집중된다.
존 비클 대표는 국내 바이오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대규모 자본 투자와 인프라 구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릴리는 지난해 국내 바이오테크 기업들을 대상으로 45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국내 유망 기술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했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전략적 협력을 통해 초기 단계 바이오 트랙 기업을 지원하는 글로벌 연계형 인큐베이션 플랫폼 '게이트웨이 랩스 코리아'를 설립 중이다. 게이트웨이 랩스 코리아는 2027년 인천 송도 삼성바이오로직스 캠퍼스 내에 개소할 예정이며 완공 시 전 세계 게이트웨이 랩스 중 최대 규모가 된다. 해당 시설에는 국내 우수 바이오 기업 최대 30개사가 입주해 연구 공간과 장비, 글로벌 연구개발 연계 프로그램을 지원받게 된다.
존 비클 대표는 "한국은 우수한 과학적 기반과 고도화된 바이오 혁신 역량을 보유한 핵심 시장"이라며 "신약 개발 주기를 단축하고 의약품 접근성을 높여 국내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과 공중보건 증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