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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아파 응급실을 찾았다가 희귀 암 4기 진단을 받은 30대 남성이 표적치료와 간이식 끝에 새 삶을 되찾은 사연이 공개됐다.
최근 미국 매체 뉴스위크에 따르면,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 거주하는 키턴 허저(35)는 지난해 봄 시작된 복통을 단순 소화 문제로 여겼다. 통증이 이틀 넘게 지속되자 담낭(쓸개) 문제를 의심해 응급실을 찾았지만, 검사 결과 간에서 여러 개의 종양이 발견됐고 결국 희귀 담도암인 ‘간내 담관암’ 4기 진단을 받았다.
허저는 처음엔 음식을 잘못 먹은 탓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통증이 주로 오른쪽 복부에서 이어졌고, 과거에도 위장관 문제로 병원을 찾은 적이 있어 항생제 처방 정도를 예상했다고 했다.
응급실에서 의료진은 담낭 감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복부 초음파 검사를 진행했다. 예상과 달리 간에서 여러 개의 큰 종괴가 발견됐다. 이후 흉부 CT 검사 결과 간에는 이미 다수의 종양이 퍼져 있었고, 가장 큰 종양은 약 11cm 크기에 달했다.
그가 진단받은 간내 담관암은 간 내부 담관(담즙이 흐르는 통로)에서 발생하는 드문 암이다. 미국에서는 매년 약 8000명이 담도암 진단을 받지만, 조기 발견이 어려워 예후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다행히 암은 간에만 국한돼 있었지만, 의료진은 평생 치료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허저에게는 생후 16개월 된 아들이 있었다. 그는 “5년 이상 생존하는 환자가 10명 중 2명도 안 된다는 말을 듣고, 아들이 나를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가장 괴로웠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충격과 우울감에 빠졌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아들에게 아빠가 남아 있도록 어떤 일이든 하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했다.
허저는 2025년 4월부터 항암치료를 시작했지만, 3개월 뒤 검사에서 종양이 오히려 커진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아내와 함께 다른 치료법을 찾던 중 유전자 검사에서 희귀 유전자 변이인 ‘NRG1 융합 변이’가 발견됐다.
마침 이 변이를 표적으로 하는 항체 치료제 ‘제노쿠투주맙’이 있었다. 당시 이 약은 췌장암과 폐암 치료에만 승인된 상태였지만, 허저 부부는 보험사와 싸운 끝에 치료 승인을 받아냈다. 치료비는 한 차례 주사에 약 7만7000달러(약 1억원)에 달해 저축한 돈 대부분을 써야 했다.
그러나 효과는 놀라웠다. 첫 치료 후 종양 표지자 수치가 크게 감소했고, 몇 달 뒤 검사에서는 종양 크기가 줄거나 일부는 사라졌다. 허저는 이 변화를 계기로 간이식 평가 대상이 됐다.
이후 여러 의료진의 승인을 거쳐 올해 3월, 사촌 스테파니의 간 기증으로 간이식을 받았다. 수술 당시 체중은 진단 초기 약 84kg에서 58kg 수준까지 감소한 상태였다.
현재 허저 몸에서는 암 증거가 발견되지 않고 있다. 그는 “평생 치료받아야 한다는 말을 들었던 1년 전과 비교하면 완전히 다른 삶”이라고 말했다.
치료 이후 그는 새로운 목표도 세웠다. 지난해부터 산행을 시작해 해발 약 4200m급 산 다섯 곳을 올랐고, 수술 직전까지 등반을 이어갔다. 오는 8월에는 미국의 고산인 레이니어산 등반을 목표로 삼고 있다.
허저는 담도암 인식 개선과 환자 지원을 위해 기금 모금에도 나섰다. 그는 “몇 년 전만 해도 내가 받은 치료는 접근조차 어려웠다”며 “스스로 정보를 찾고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진단도 사람을 규정하지 않는다”며 “혼자가 아니라는 걸 꼭 알았으면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