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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를 끊고 전자담배를 선택했던 30대 남성이 오히려 폐가 허탈된 사연이 전해졌다./사진=피플
더 건강한 아빠가 되기 위해 연초를 끊고 전자담배를 선택했던 30대 남성이 폐가 허탈된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6일(현지시각) 외신 피플(People)에 따르면 미국 애리조나주에 거주하는 딜런 보니(34)는 2019년 딸이 태어나기 직전 금연을 결심하며 전자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그는 “갑자기 담배를 끊기보다는 전자담배를 이용하면 금연 성공 가능성이 더 높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모든 선택은 딸을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후 보니는 연초보다 냄새가 덜하고 사용이 간편하다는 이유로 전자담배에 더 깊이 의존하게 됐다. 잠을 잘 때도 베개 밑이나 손에 전자담배를 쥔 채 생활할 정도였다. 그러던 어느 날 주방에서 일을 하던 그는 갑작스러운 흉통을 느끼고 바닥에 주저앉았다. 약 1시간 30분가량 통증을 참고 버티다 병원을 찾았지만, 응급실 도착 직후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검사 결과 오른쪽 폐가 허탈된 상태였고, 곧바로 응급 수술을 받아야 했다. 그는 총 두 차례 수술과 약 2주간의 입원 치료를 받았다. 보니는 “전자담배 과사용이 폐 손상의 주요 원인이라는 설명을 들었다”고 했다.


폐허탈은 폐 속 공기가 새어 나와 폐가 원래 크기만큼 팽창하지 못하고 쭈그러드는 상태를 말한다. 대표적으로 기흉이나 무기폐가 발생했을 때 나타날 수 있다. 특히 기흉은 갑작스러운 가슴 통증과 호흡곤란, 청색증 등을 유발할 수 있는 응급 질환이다.

흡연은 자발성 기흉의 대표적인 위험 요인 중 하나로, 실제로 외상없이 발생하는 자발성 기흉 환자 가운데 흡연자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자담배는 연초와는 다른 방식으로 폐에 급성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전자담배는 냄새가 덜하고 사용 제약이 상대적으로 적어 더 자주, 오래 흡입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 과정에서 폐 조직은 고농도의 화학물질에 쉴 새 없이 노출된다. 특히 전자담배의 미세 입자는 기도에서 걸러지지 않고 폐의 가장 깊숙한 곳인 폐포까지 직접 침투해 광범위한 염증을 일으킨다.

특히 전자담배 관련 폐 손상(EVALI)은 단기간에도 급성 폐부전이나 기흉 같은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연구에 따르면 2020년 초까지 미국에서 전자담배 관련 폐 손상으로 약 2800명이 입원했고, 68명의 사망 사례가 보고됐다.


최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