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외과 의사 10명 중 1명은 8년 이내에 임상 현장을 떠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령화 사회에서 중증·응급 의료의 핵심축을 담당하는 외과 인력의 공백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및 오하이오주립대 벡스너 의료원 연구팀은 2013년부터 2023년까지 19개 전문 과목에 종사하는 외과 의사 22만4629명의 대규모 코호트 데이터 분석 결과를 미국외과학회 학술지(JACS)에 게재됐다. 해당 기간 임상 현장에서 활동한 미국 외과 의사는 매년 15만4000명에서 15만7000명 선을 유지했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및 오하이오주립대 벡스너 의료원 연구팀은 2013년부터 2023년까지 19개 전문 과목에 종사하는 외과 의사 22만4629명의 대규모 코호트 데이터 분석 결과를 미국외과학회 학술지(JACS)에 게재됐다. 해당 기간 임상 현장에서 활동한 미국 외과 의사는 매년 15만4000명에서 15만7000명 선을 유지했다.
분석 결과, 미국 외과 의사의 8년간 누적 이탈률은 9.7%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연도별 이탈률 추이를 보면 2013년부터 2018년까지는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으나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인 2020년을 기점으로 급격히 상승했다. 연구팀은 팬데믹 기간 의사들의 은퇴 비율이 높아진 것이 전체 이탈률 상승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경력별 세부 분석에서는 임상 현장에서 중심 역할을 해야 할 5~9년 차 사이 중견 외과 의사들이 현장을 떠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 과목별 진료 공백 편차도 매우 극심했다. 5년 누적 이탈률을 분석한 결과 구강안면외과가 25.1%로 가장 높았으며 산부인과(23.2%)와 성형외과(19.3%)가 그 뒤를 이어 높은 이탈률을 기록했다. 반면 연간 이탈률이 가장 낮은 과목은 족부외과(0.4%), 이비인후과(0.5%), 정형외과(0.7%), 혈관외과(0.8%) 순으로 나타나 과목별 근무 환경과 인력 유지 수준에 큰 차이가 있었다.
의사 인구 통계학적 측면에서는 구조적 변화와 지역 격차가 동시에 관찰됐다. 전체 미국 외과 의사 중 여성 의사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3년 21.2%에서 2023년 28.6%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농촌 및 비대도시 지역에서 활동하는 외과 의사 비율은 동일 기간 10.5%에서 8.5%로 감소해 미국 내에서도 지방 외과 의료 공백과 격차 문제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티모시 파블릭 교수는 "고령화 사회에서 외과 의사가 담당하는 중증 의료 비중을 고려할 때 이들의 이탈은 치명적"이라며 "이탈 위험이 높은 특정 과목과 중견 의사층을 타깃으로 한 맞춤형 유지 전략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에서도 유사하게 관찰된다. 중앙대병원 외과 이승은 교수팀이 2024년 5~6월 대한외과학회 소속 외과 의사 45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의 70.5%가 심각한 번아웃 상태인 것으로 분류됐다. 감정적 탈진(EE) 고위험군은 55.6%, 비인격화(DP) 고위험군은 58.6%에 달했다. 이는 2019년 동일 집단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확인된 번아웃 비율인 34.9%와 이후 집계된 50.8%와 비교해 대폭 상승한 수치다.
국내 외과 의사들의 번아웃을 유발하는 주된 위험 요인은 장시간 근무로 주당 평균 근무시간이 62.7시간에 달했으며 대학병원 소속 의사들은 70시간에 육박했다. 직군별로는 의대 소속 임상직·연구직 등 학계 기타 직군의 번아웃 비율이 79.2%로 가장 높았고 성별로는 남성(46.8%)보다 가사와 육아 부담을 동시에 지는 여성 외과 의사(64.2%)의 소진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
최근 미국외과학회는 의사 웰빙 향상과 인력 지속성 확보를 위해 국가 작업 환경 기준 프레임워크를 마련했다. 국내에서도 외과 의사 번아웃이 의료 안전 및 의료 공공성과 직결되는 만큼 근무시간 완화와 고강도 진료에 대한 보상체계 개편 등 국가적 차원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