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의 대표적인 소통 수단인 소셜미디어(SNS)가 아동과 청소년 정신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아동과 청소년은 발달학적으로 취약해 소셜미디어 중독에 쉽게 노출되며 이는 심리적·의학적 부작용으로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핀란드 헬싱키대 의과대학 실야 코솔라 교수는 국제 학술지 '플로스 메디신(PLOS Medicine)'에 발표한 논문에서 소셜미디어 중독성 알고리즘이 청소년 뇌 발달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에 따르면 청소년기 뇌는 감정과 보상 예측을 담당하는 변연계가 먼저 성숙하는 반면, 충동 조절과 미래 계획을 담당하는 전두엽 피질은 가장 늦게 발달한다. 이러한 발달학적 불균형으로 인해 청소년은 도파민 분비를 자극하는 숏폼 동영상이나 즉각적인 알림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소셜미디어 이용 시간이 증가할수록 청소년 불안 증세와 신체 불만족, 집중력 저하가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하루 5~6시간 이상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청소년은 수면과 신체 활동 등 정신건강에 필수적인 시간을 빼앗겨 만성적인 정서 결핍을 겪게 된다. 알고리즘 기반 맞춤형 콘텐츠는 특정 가치관을 왜곡하는 인동향실 효과를 유발하고 타인과 끊임없는 상향 비교를 통해 자존감을 저하시킨다.
논문은 소셜미디어가 아동에게 미치는 위해성을 콘텐츠, 접촉, 행위, 계약 4대 요소로 분류해 제시했다.
첫째, 콘텐츠 측면에서 소셜미디어는 영화나 게임과 달리 연령별 등급 심의 제도가 없어 유해 영상에 무방비로 노출된다. 둘째, 접촉 측면에서는 외로움을 느끼는 아동일수록 온라인에서 쉽게 표적이 되며 신뢰를 악용한 성적·경제적 착취와 협박에 취약하다. 셋째, 행위 측면에서는 화면이라는 물리적 거리감으로 인해 사이버 불링이 모든 플랫폼에서 빈번하게 발생한다. 마지막으로 계약 측면에서는 아동과 청소년 개인 데이터가 상업적으로 착취당하고 부적절한 광고 마케팅에 무분별하게 노출되는 문제가 있다.
연구팀은 특정 플랫폼을 지정해 규제하기보다 무한 스크롤이나 개인화 알고리즘 등 중독성을 유발하는 기능 자체를 법적으로 금지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실야 코솔라 교수는 "소셜미디어는 애초에 아동을 위해 설계된 매체가 아니"라며 "연령 제한 조치와 더불어 학교에서 교육이 병행돼야 청소년을 디지털 속박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