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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최근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사용이 늘면서 이른바 ‘오젬픽 페이스(Ozempic Face)’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볼 살이 갑자기 꺼지고, 피부가 처지며, 실제 나이보다 더 늙어 보이는 현상을 뜻한다. 이름은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에서 유래했지만, 특정 약의 고유 부작용이라기보다 ‘급격한 체중 감소’ 과정에서 나타나는 신체 변화에 가깝다.

◇복용자 60% ‘얼굴 볼륨 감소’ 조사 결과도
위고비, 마운자로 등 비만치료제의 주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로, 식욕을 줄이고 포만감을 높이며 위 배출 속도를 늦춰 체중 감소를 유도한다. 실제 임상에서는 평균 10~15% 안팎의 체중 감소 효과가 보고됐다.

그러나 비교적 짧은 기간에 큰 폭의 체중 감소를 유도하는 경우가 많아 볼이 꺼지고 팔자주름이나 턱선 처짐이 두드러져 보일 수도 있다. 해외에서는 급격히 체중이 줄어 얼굴이 홀쭉해진 사례가 잇따라 알려지며 ‘오젬픽 페이스’라는 표현이 대중화됐다.

실제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 애브비의 에스테틱 계열사인 앨러간 에스테틱스는 지난 3월 자체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GLP-1 사용 환자의 61%가 얼굴 중간 부위 볼륨 감소를 경험했고, 50%는 피부 처짐, 35%는 주름과 깊은 선을 호소했다. 이에 따라 볼륨을 채우려는 필러 시술까지 대중화하는 추세다.

◇짧은 기간 큰 폭 감량… 얼굴 지방 함께 줄어
현재까지의 의학적 근거를 보면 ‘오젬픽 페이스’는 약물이 얼굴 조직을 직접 손상시켜 발생한다기보다, 빠른 체중 감소의 결과로 해석된다. 체중이 빠질 때는 복부 지방만 선택적으로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얼굴 지방도 함께 감소한다. 젊을 때는 피부 속 콜라겐과 엘라스틴이 충분해 지방이 줄어도 피부가 비교적 잘 수축한다. 반면 중년 이후에는 피부 탄력이 떨어져 지방 감소를 피부가 따라가지 못한다.


전문가들이 특히 우려하는 부분은 근손실이다. 체중 감량 과정에서 지방뿐 아니라 근육도 함께 감소할 수 있는데, 얼굴과 목 주변 조직 역시 영향을 받는다. 단백질 섭취가 부족하거나 운동 없이 약물에만 의존해 체중을 줄이면 얼굴 윤곽을 지지하는 조직이 더 빨리 줄어들 수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GLP-1 계열 약물 사용 시 체중 감소분 중 일정 비율이 제지방량 감소로 나타났다는 보고도 있다. 단순히 체중 숫자만 줄이는 데 집중할 경우 피부 처짐과 피로해 보이는 인상이 더 두드러질 수 있다는 의미다.

◇감량 속도 조절하고 근육 유지해야
‘오젬픽 페이스’는 완전히 막기는 어렵지만, 체중 감량 속도를 조절하면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일주일에 0.5~1kg 정도의 점진적인 감량이 권고된다. 급격히 체중이 줄수록 얼굴 지방과 피부 탄력 변화도 커질 가능성이 높다.

근력운동과 충분한 단백질 섭취도 중요하다. 유산소 운동만 반복하기보다 근육량 유지에 초점을 맞춘 저항성 운동을 병행해야 하며, 단백질 섭취 부족은 근손실과 피부 탄력 저하를 동시에 악화시킬 수 있다. 수면 부족과 탈수 역시 얼굴을 더 꺼져 보이게 만들 수 있어 생활습관 관리도 필요하다.

아울러 최근에는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사용 후 나타나는 피부 처짐과 주름 변화를 완화하기 위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국제 피부과학 저널 ‘더마톨로지 앤 테라피(Dermatology and Therapy)’에 최근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약물 복용과 함께 콜라겐 분해를 방어하는 성분의 스킨케어와 에너지 기반 시술을 병행하면 피부 처짐이나 주름 개선과 관련된 긍정적인 변화가 관찰된 것으로 나타났다.


오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