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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클레이와 샌들랜드(왼쪽), 클레이의 손에 나타난 아구창 증상(오른쪽)/사진=피플
태어날 때부터 반복되는 곰팡이 감염에 시달리던 한 여성이 아들에게도 같은 증상이 나타나자 끈질기게 원인을 찾았고, 결국 모자가 함께 희귀 유전질환 진단을 받은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피플'에 따르면, 영국 스케그니스에 사는 대니-리 샌들랜드(30)는 태어날 때부터 입안과 질 부위에 만성 아구창(칸디다증) 증상이 있었다. 아구창은 칸디다라는 곰팡이가 입안이나 점막에 증식해 하얀 반점과 통증을 일으키는 감염 질환으로, 보통 항진균제로 치료한다.

하지만 샌들랜드의 증상은 쉽게 낫지 않았다. 그는 어릴 때부터 여러 병원을 찾았지만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었다. 샌들랜드는 "어머니가 끊임없이 병원에 데려갔지만 왜 낫지 않는지 아무도 설명해 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항진균 크림을 꾸준히 사용해도 효과는 없었다. 의료진은 약을 제대로 사용했는지만 되물었다. 14세 때는 일부 항진균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스타틴 계열 약물을 처방받아 증상이 잠시 호전됐지만, 23세에 임신한 뒤 감염이 다시 심해졌고 손톱까지 번졌다.

감염 부위가 눈에 띄면서 샌들랜드는 외출할 때 장갑을 끼고 다녀야 했다.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워 외출을 줄이고 온라인 주문에 의존했다. 24세에는 극심한 통증 때문에 양치조차 어려워지면서 치아 상태가 급격히 악화돼 결국 모든 이를 뽑고 틀니를 해야 했다.

전환점은 아들 클레이 비숍(8)에게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서 찾아왔다. 샌들랜드 가족은 정확한 진단을 받기 위해 미국 TV 프로그램에 출연했고, 유전자 검사를 통해 모자가 함께 'STAT1 기능획득(GOF·Gain-of-Function) 돌연변이' 진단을 받았다.


STAT1은 우리 몸의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다. 정상적으로는 바이러스나 세균이 침입했을 때 면역세포가 적절히 반응하도록 돕는다. 하지만 기능획득 돌연변이가 생기면 이 유전자가 지나치게 활성화돼 면역 체계의 균형이 깨진다.

겉으로 보기엔 면역 기능이 강해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특정 면역세포의 정상 작동을 방해해 곰팡이 감염을 제대로 막지 못하게 된다. 이 때문에 만성 칸디다 감염이 반복되고, 갑상선기능저하증이나 자가면역질환, 폐 손상 같은 합병증 위험도 커질 수 있다.

이 질환은 전 세계 보고 사례가 약 400건에 불과한 극 희귀 유전질환이다. 아직 표준 치료법이 확립되지 않아 감염 억제와 증상 완화 중심 치료가 이뤄진다. 일부 환자는 면역 체계를 재구성하기 위해 줄기세포 이식을 시도하기도 한다.

현재 샌들랜드와 아들은 집에서 정맥 주입 치료를 받고 있으며, 앞으로 줄기세포 이식 등을 고려하고 있다.

샌들랜드는 "진단받았을 때는 안도했지만, 너무 희귀한 질환이라 확실한 치료 계획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받았다"며 "아들은 조기에 치료를 시작해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나는 너무 오래 방치돼 몸에 되돌릴 수 없는 손상이 남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많은 사람이 이 질환의 증상과 신호를 알아 조기에 진단받길 바란다"고 했다.


장가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