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사진 = 클립아트코리아
초미세먼지가 각종 호흡기질환 위험을 높인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최근에는 호흡기뿐 아니라 뇌에도 영향을 미쳐, 치매와 같은 뇌질환의 발병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대 게인즈빌캠퍼스 연구팀은 덴마크에 거주하는 65~95세 남녀 약 210만명의 의료 기록을 분석해 초미세먼지와 이산화질소 등 대기오염 노출 정도와 루이체 치매, 파킨슨병 관련 치매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두 치매는 흔히 ‘파킨슨 증상’이라고 불리는 움직임 장애가 동반되는 것이 특징으로, 손을 떨거나 행동이 느려지고 움직임이 뻣뻣해지는 증상을 보인다. 치매가 파킨슨 증상보다 먼저 나타나면 루이체 치매, 나중에 나타나면 파킨슨병 치매일 가능성이 높다.

연구 기간 동안 조사 대상에 포함된 인원 중 3024명이 루이체 치매를, 3808명은 파킨슨병 치매를 진단 받았다. 연구진은 연령·성별·진단 시점을 기준으로 치매 환자 1명당 10명의 대조군을 선정해 지난 10년 간 대기오염 노출 정도를 비교했다. 각 참가자들의 대기오염 노출량은 거주지 주소를 통해 확인했다.

연구 결과, 초미세먼지 또는 이산화질소에 노출될 경우 루이체·파킨슨병 치매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초미세먼지 농도가 5µg/m³ 증가할 때마다 루이체 치매와 파킨슨병 치매 위험이 각각 3.7배, 2.4배씩 상승했다. 이산화질소 노출이 10µg/m³ 증가할 때도 루이체 치매 발병 위험이 두 배 가까이(1.95배) 높아졌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로 대기오염과 치매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입증한 것은 아니지만, 분명한 연관성이 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진행한 디미트리 다비도우 박사는 “이러한 대기오염 물질들은 대부분 사람들이 매일 노출되는 것으로, 교통수단이나 선박 등에서 비롯된다”며 “크기가 매우 작아 흡입 후 혈류를 통해 뇌로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해당 연구를 검토한 미국 의료법인 노스웰헬스 재클린 몰린 박사 역시 “대기오염 물질이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라며 “다른 신체 장기에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뇌에서도 같은 작용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자마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최근 게재됐다.

한편, 대기오염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외출 전 대기오염 농도를 확인하고, 농도가 높은 날에는 장시간 야외 활동을 피하는 것이 좋다. 반드시 외출해야 한다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인증한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고, 대로변이나 공사장 주변처럼 대기오염 농도가 높은 장소는 피하도록 한다. 귀가 후에는 개인위생을 철저히 해 몸에 남은 먼지를 제거해야 한다. 외부 공기질이 비교적 괜찮은 시간대를 골라 환기하는 등 실내 공기질 또한 적절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


전종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