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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앉았다가 일어날 때 순간적으로 눈앞이 핑 도는 증상은 흔하다. 하지만 이런 어지럼증이 반복된다면 단순 피로나 일시적인 혈압 변화가 아니라 약물 영향이나 자율신경 조절 이상을 의심해야 한다.

롯데의료재단 보바스의원 가정의학과 정민권 원장은 “기립성 저혈압은 자세 변화 이후 혈압 회복이 늦어지면서 증상이 반복되는 상태”라며 “단순 혈압 문제가 아니라 자율신경계가 자세 변화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하는 데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기립성 저혈압은 일어설 때 혈압이 순간적으로 떨어지면서 뇌로 가는 혈류가 감소해 어지럼증, 시야 흐림, 무력감 등이 나타나는 상태다. 혈압 회복이 늦어지는 상황이 반복되면 단순 어지럼증으로 끝나지 않는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머리가 멍한 느낌인 브레인 포그나 만성 피로를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 목과 어깨가 짓눌리는 듯한 ‘옷걸이 통증’ 역시 대표적인 증상 중 하나다. 목디스크나 근육통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누우면 증상이 줄고 일어서면 심해지는 패턴이 반복된다면 혈압 조절 이상과의 관련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자율신경계는 체위 변화에 맞춰 혈압과 전신 혈류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이 기능의 반응이 늦어지면 일어설 때 혈압이 회복되지 못하고, 반복적인 뇌 혈류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노년층에서는 순간적으로 균형을 잃으며 넘어지거나 골절로 이어지는 사례도 적지 않다.


특정 약물 복용이 기립성 저혈압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고혈압 치료제 중 이뇨제나 혈관확장제,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항우울제, 파킨슨병 치료제 등은 혈압 조절 반응을 떨어뜨릴 수 있다. 여기에 수분 섭취 부족이나 사우나·뜨거운 목욕처럼 혈관이 확장되는 환경까지 겹치면 증상이 더 심해지기도 한다.

정민권 원장은 “반복되는 어지럼증은 단순 컨디션 문제가 아니라 약물과 자율신경 반응이 함께 작용한 결과일 수 있다”며 “특히 복용 중인 약이 있다면 증상을 가볍게 넘기지 말고 점검해 보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증상을 줄이려면 생활 습관부터 바꿔야 한다. 갑자기 일어나기보다 앉은 상태에서 잠시 머문 뒤 천천히 움직이는 게 좋다. 일어나기 전 종아리나 허벅지 근육을 움직여 혈액이 아래쪽에 몰리지 않도록 돕는 것도 방법이다. 기상 직후에는 침대에 잠시 앉아 몸이 적응할 시간을 주는 습관이 도움 된다.


조재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