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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조선일보DB
발기부전 치료제와 항에스트로겐제 병용이 초기 페이로니병 진행을 늦추거나 멈출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페이로니병은 음경 내부에 섬유성 흉터 조직이 생기면서 통증과 만곡, 성기능 장애 등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심한 경우 정신적 스트레스와 우울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남성의 약 10%가 평생 한 번 이상 경험할 정도로 흔하지만, 초기에 마땅한 치료법이 부족한 상황이다. 급성기 환자들은 질환이 안정기에 접어들 때까지 기다린 뒤 주사 치료나 수술 등을 고려하는 경우가 많다.

영국 앵글리아러스킨대와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병원 연구팀은 초기 페이로니병 증상 개선 치료법을 찾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는 급성기 페이로니병 환자 13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이들에게 실데나필(비아그라), 타다라필(시알리스) 등 PDE5 억제제와 타목시펜 등 에스트로겐수용체조절제(SERM) 계열 약물을 3개월간 병용 투여한 뒤 경과를 관찰했다. 비교군에는 비타민E 투여 또는 별다른 치료를 하지 않는 기존 표준 치료가 적용됐다.

그 결과, 결과 병용 치료군의 43%에서 음경 만곡 개선이 확인됐다. 이는 표준 치료군의 개선율인 15%보다 약 3배 높은 수치다.

통증 감소 효과도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병용 치료군에서는 치료 시작 당시 발기 시 통증을 호소한 환자가 65%였지만, 3개월 뒤에는 1.5% 수준으로 감소했다. 반면 표준 치료군은 같은 기간 50%에서 27%로 줄어드는 데 그쳤다.

PDE5 억제제와 SERM 계열 약물이 섬유아세포가 근섬유아세포로 변하는 과정을 효과적으로 차단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러한 효과는 약물을 단독 사용하는 것보다 함께 사용할 때 더 강하게 나타났다.

연구의 저자 셀림 첼렉 교수는 “이미 안전성이 입증돼 널리 사용 중인 약물을 재활용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대규모 연구에서 효과가 확인된다면 실제 임상 적용도 비교적 빠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저자 데이비드 랠프 교수도 “타목시펜과 PDE5 억제제를 병용했을 때 질환 진행이 유의하게 감소하고 만곡 개선 효과도 확인됐다”며 “기초연구가 실제 임상으로 이어진 사례”라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국제학술지 ‘성의학저널(The Journal of Sexual Medicine)’에 최근 게재됐다.



오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