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은 장비빨]
무거운 바벨을 마지막 한 번 더 들어 올릴 때, 러닝 막판 스퍼트를 낼 때, 온 힘을 짜내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이를 꽉 깨무는 사람들이 많다. 흔히 ‘악으로 버틴다’고 표현하지만, 이런 습관이 반복되면 치아와 턱관절에는 적지 않은 부담이 쌓인다.
운동 중 이를 강하게 깨무는 행동은 순간적으로 힘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반복적으로 강한 압력이 가해지면 치아와 턱관절에 손상이 생긴다. 고강도 운동 시 치아에 가해지는 압력은 평상시보다 훨씬 커지는데, 무의식적인 이 악물기가 지속되면 치아 표면이 닳거나 미세한 균열이 생길 수 있다. 심한 경우 치아가 깨지거나 뿌리까지 금이 가 치료나 임플란트가 필요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턱 근육이 과도하게 긴장하면서 턱관절 통증이나 입 벌림 장애가 나타나기도 한다.
을지대학교 보건과학대학 연구팀은 운동을 하지 않는 성인 15명과 5년 이상 웨이트 트레이닝을 해온 트레이너 15명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장기간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 그룹에서 치아 균열 정도가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 치아 균열은 운동을 하지 않는 그룹에서는 2명(13.3%)에게서 관찰된 반면, 웨이트 트레이닝 그룹에서는 12명(80.0%)에게서 확인됐다. 또 최대 개구량 역시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때 도움이 되는 장비가 바로 마우스피스다. 마우스피스라고 하면 복싱이나 럭비, 미식축구처럼 외부 충격이 큰 종목만 떠올리기 쉽지만, 최근에는 웨이트 트레이닝이나 크로스핏 같은 고강도 운동을 할 때도 사용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특히 무거운 중량을 들 때 숨을 참으며 이를 악무는 습관이 있다면 고려해 볼만하다. 치아와 턱관절에 가해지는 압력을 분산해 손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운동용 기능성 마우스피스도 출시되고 있다. 일반 마우스피스보다 얇고 슬림하게 설계돼 호흡과 대화를 방해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일부 제품은 어금니 부분만 맞물리도록 제작돼 턱관절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 과정에서 턱을 안정적인 위치로 고정해 기도가 상대적으로 확보되고, 훈련 시 호흡을 편하게 만들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