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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기온이 오르고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시기에는 아이들이 뛰어놀다 가슴 두근거림이나 숨참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대부분은 운동 후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반응일 수 있지만, 가만히 쉬고 있는데도 갑자기 심장이 빠르게 뛰거나 어지럼증, 흉통, 실신이 함께 나타난다면 소아부정맥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부정맥은 심장이 비정상적으로 뛰는 상태를 말한다. 너무 빠르게 뛰는 빈맥, 너무 느리게 뛰는 서맥, 불규칙하게 뛰는 경우가 모두 포함된다. 흔히 성인에게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영유아나 신생아, 심지어 태아에게도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소아는 나이에 따라 정상 심박수가 다르고 잘 생기는 부정맥의 종류나 자연경과도 성인과 다르기 때문에 성인의 기준으로 단순히 판단하기 어렵다.

소아에서 부정맥의 원인은 다양하다. 선천성 심장질환이 있거나 심장 수술을 받은 뒤 발생할 수 있고, 심근염이나 심근병증 같은 심장 질환 이후 나타나기도 한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주성 교수는 “구조적으로 심장이 정상인 아이에게도 눈에 보이지 않는 심장의 전도체계에 이상이 있는 경우 부정맥이 생길 수 있다”라며 “진단이 뚜렷하지 않은 경우도 있어 증상이 반복된다면 검사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증상은 나이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영유아는 자신의 증상을 말로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에 잘 먹지 못하거나 토하는 모습, 기운이 없고 처지는 모습, 활동량 감소, 이유 없이 보채는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청소년은 가슴 두근거림, 흉통, 숨참, 어지럼증을 호소하거나 실신을 하는 경우도 있다. 증상이 짧게 나타났다 사라지더라도 반복된다면 진료를 통해 정확한 원인 규명이 필요하다.

진단은 심전도 검사를 기본으로 한다. 심전도는 심장이 뛰면서 만들어내는 전기 신호를 기록하는 검사다. 증상이 매번 나타나지 않는 경우에는 일정 시간 동안 심장 박동을 기록하는 홀터 검사나 운동부하 검사 등을 시행할 수 있다. 스마트워치를 통해 증상이 있을 때의 심장박동수를 확인하면 부정맥을 진단하는데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가장 확실한 건 증상이 나타났을 때 바로 병원을 방문해서 심전도를 확인하는 것이다.


치료는 아이의 나이, 체중, 부정맥 종류, 발생 위치, 증상의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신생아나 영유아에서는 약물치료를 먼저 고려하는 경우가 많다. 학령기 이후에는 상태에 따라 전극도자절제술이나 냉각절제술을 시행할 수 있다. 전극도자절제술은 다리 쪽 혈관을 통해 가느다란 관을 심장 안으로 넣고, 부정맥을 일으키는 부위를 찾아 치료하는 시술이다. 냉각절제술은 문제가 되는 부위를 낮은 온도로 얼려 전기 신호의 이상 통로를 차단하는 방법으로, 주변 조직의 손상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소아의 부정맥은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심장 기능이 떨어질 수 있고, 부정맥 종류에 따라서는 드물게 위험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정확히 진단하고 적절히 치료하면 일상생활과 운동을 건강하게 이어갈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아이가 ‘심장이 갑자기 빨리 뛴다’, ‘가슴이 답답하다’, ‘어지럽다’ 등을 호소한다면 단순한 피로나 예민함으로만 넘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부정맥의 일부는 드물게 심장급사의 위험성도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운동 중 갑작스러운 실신을 한 경우에는 반드시 진료를 봐야 하고, 가족 중 젊은 나이에 돌연사를 겪은 사람이 있다면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

이주성 교수는 “소아부정맥은 증상이 짧게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경우도 많아 보호자가 놓치기 쉽다”며 “특히 응급실에 올 정도로 심한 두근거림, 어지럼증, 흉통, 실신이 동반됐다면 반드시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부정맥은 종류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소아심장질환과 부정맥 시술에 대한 이해가 높은 전문의에게 정확한 평가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소아청소년의 부정맥은 적절한 검사와 치료를 통해 대부분 완치가 가능하다”고 했다.


오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