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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환자는 집중력이 부족하고 충동성이 강해 학업이나 직장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특정 환경에서는 오히려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환자는 집중력이 부족하고 충동성이 강해 학업이나 직장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특정 환경에서는 오히려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창의성과 순발력, 높은 몰입도가 요구되는 분야에서 ADHD 환자의 남다른 사고방식이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6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조성우 원장이 유튜브 채널을 통해 ADHD 환자에게 잘 맞는 직업을 소개했다. 조 원장은 “ADHD 특성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사회생활에 불리한 것은 아니다”라며 “환경과 직업 특성에 따라 뛰어난 성과를 내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ADHD의 특징과 직업적 강점에 대해 알아본다.

◇몰입과 순발력 필요한 일에 두각
ADHD는 지속적으로 주의력이 부족해 산만하고 과다활동이나 충동성을 보이는 질환이다. 주로 아동기에 많이 나타난다. 감정 조절이 어렵고 실수가 잦지만, 창의력과 순간 집중력이 뛰어나다는 특징을 가진다. 이러한 이유로 예술·창작 분야 직업과 잘 맞는 경우가 많다. 음악, 미술, 영상 제작, 글쓰기처럼 새로운 아이디어와 감각이 중요한 영역에서는 기존 틀에 얽매이지 않는 사고방식이 경쟁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조 원장은 “관습을 따르기보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접근하려는 성향이 창의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기업가나 프리랜서처럼 스스로 방향을 정하고 움직이는 직업도 잘 맞는다. ADHD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반복적이고 통제된 환경보다 자율성이 높은 환경에서 몰입도가 높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세계적으로 성공한 기업가 중 리처드 브랜슨, 일론 머스크 등이 ADHD 특징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 역시 ADHD 특성과 잘 맞는 직업 중 하나로 꼽힌다. 다양한 현장을 빠르게 오가고 새로운 이슈를 추적해야 하는 업무 환경이 강점을 발휘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조 원장은 “다양한 사람에게 겁 없이 연락해 취재하고, 관점을 달리하는 질문을 던지는기자의 특성이 ADHD 환자와 잘 맞을 수 있다”고 했다. 비슷한 맥락에서 응급의학과 의사처럼 긴박한 상황에서 빠른 판단을 내려야 하는 직업도 ADHD 성향과 잘 맞는 직업으로 꼽힌다.

◇디테일한 작업과 규칙 많은 환경에 스트레스
ADHD 성향과 맞지 않는 직업도 있다. 회계·정산 업무처럼 숫자와 디테일을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일이 대표적이다. ADHD 특성상 반복적이고 세밀한 작업에서 피로감과 스트레스를 크게 느끼기 쉽다. 보고서 작성이나 지원 부서 업무 역시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자기 생각과 맞지 않는 내용을 반복적으로 정리하거나 세부 규칙을 맞춰야 하는 상황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조 원장은 “ADHD가 있는 사람이 자잘자잘한 거를 다 맞춰야 하거나 주도성이 떨어지는 환경에서 일을 하게 되면 굉장히 괴로울 수 있”고 했다. 군인이나 공무원처럼 엄격한 규율과 정해진 체계를 따라야 하는 직업도 ADHD 성향과 충돌할 수 있다. 개인에 따라 규칙적인 생활 방식이 증상 안정화에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이지 않다. 반복적인 규칙과 통제 중심 환경이 동기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일이 맞지 않는다고 해서 섣불리 직장을 그만두는 행동은 지양해야 한다. 조 원장은 사회 활동에 있어 ADHD를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로 바라보기보다 점진적으로 장점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봤다. 그는 “스스로 한계를 단정 짓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잘 맞지 않는다고 직장을 당장 그만두기보다는 장점을 발휘할 수 있는 무언가를 꾸준히 만들어 가면 좋겠다”고 했다. 


최소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