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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여성에서 필로폰을 탄 맥주를 건네고 자신도 투약한 40대 남성이 검찰에 넘겨졌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20대 여성에게 필로폰을 섞은 맥주를 건네고 자신도 투약한 40대 남성이 검찰에 넘겨졌다.

8일 경남 진해경찰서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40대 남성 A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달 23일 창원시 진해구 한 주택에서 채팅앱으로 알게 된 20대 여성 B씨를 처음 만났다.

이 자리에서 A씨는 주사기를 이용해 자신에게 필로폰을 투약했고, B씨에게는 필로폰을 섞은 맥주를 건네 마시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후 이 사실을 알게 된 B씨 지인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경찰은 B씨가 사용한 종이컵에서 A씨의 지문을 채취해 신원을 특정했고, 지난달 30일 체포영장과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A씨 주거지에서 범행에 사용한 일회용 주사기 등을 확보했다.

이들 모두 소변 검사에서 마약 양성 반응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인정했지만 필로폰 입수 경로 등에 대해서는 진술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B씨 역시 마약이 섞인 맥주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마신 것으로 보고 같은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

필로폰(메스암페타민)은 강력한 중추신경 흥분제로, 중독성과 신체·정신적 파괴력이 매우 큰 대표적 불법 마약이다. 단 0.03mg만 투여해도 뇌에서 쾌감과 관련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과도하게 분비돼 강한 의존 상태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 UCLA 데이비드 게펜 의과대학 정신의학과 리처드 로슨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일반적인 즐거운 상황에서의 도파민 분비 수준을 100%로 봤을 때 필로폰 투약 시에는 최대 1250% 수준까지 치솟는 것으로 나타났다.


필로폰은 국내에서도 비교적 만연한 것으로 추정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해 전국 34개 하수처리장 시료를 분석한 결과, 필로폰은 2020년 이후 5년 연속으로 전국 34개 하수처리장 모두에서 검출됐다. 지역별 사용 추정량 분석에서는 인천과 경기 시화 지역의 수치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문제는 필로폰 중독이 빠르게 내성을 일으킨다는 점이다. 반복 투약할수록 더 강한 자극을 원하게 되고, 사용을 중단하면 심각한 금단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초기에는 탈진, 두통, 복통, 불면, 환각 등이 나타나며 심한 경우 무기력감과 우울 증상이 지속돼 일상생활이 어려워지기도 한다. 일부는 단 한 번의 사용만으로도 강한 의존 증상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체적 부작용도 심각하다. 필로폰은 혈압과 심박수를 급격히 높여 심혈관 질환 위험을 키우고, 심할 경우 돌연사로 이어질 수 있다. 또 구강 건조와 치아 손상을 유발해 치아가 빠르게 썩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장기간 투약하면 뇌 신경망 손상으로 기억력 저하가 나타나고 간·신장 기능 역시 영구적으로 손상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마약 중독은 개인 의지만으로 끊기 어려운 질환인 만큼 전문적인 치료와 재활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일반적으로 병원에서는 해독 치료와 함께 우울증·불면증 등 동반 질환 치료를 병행하며, 이후 재활센터나 자조 모임 등을 통해 재투약을 막기 위한 관리가 이어진다.


최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