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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대한응급의학회 통계에 따르면 국내 응급센터 방문객 10명 중 1.5명(15%)은 65세 이상 고령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 비율은 매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으며, 특히 응급실을 찾은 고령 환자의 36.5%가 곧바로 입원할 만큼 위중한 상태인 경우가 많다. 고령자의 응급상황은 증상이 모호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자칫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으므로 보호자가 세심히 관찰해야 한다.

◇응급질환 ‘증상’ 다른 고령층
고령자의 응급상황은 젊은 사람과 다르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심근경색의 경우 젊은 사람에게는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지만, 고령자에게는 가슴 통증 없이 숨이 차거나 어지럽고 속이 메스꺼워서 토하는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는 고령자의 신체가 젊은 사람에 비해 충격에 반응할 수 있는 여유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따라서 건강에 문제가 생겼을 때 간단한 조치로 해결이 될 문제인지 아니면 바로 병원에 가야 하는지를 빠르게 판단하고 올바른 행동을 취해야 한다.

◇패혈증, 세균 감염이 쇼크 부르는 무서운 병
고령자에게 흔한 응급상황은 ▲심장질환 ▲낙상과 골절 ▲패혈증과 패혈성 쇼크 등 다양하다. 이중에서 패혈증은 균이 몸에 들어왔을 때 면역 시스템이 과도하게 활성화돼 주요 장기를 손상시키는 질환이다. 초기에는 몸이 감염과 싸우기 위해 심장박동을 빠르게 하고 체온을 올린다. 이때 외부적으로는 고열, 오한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혈관이 확장되고 혈액이 곳곳으로 새어나가며 혈압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이때부터 주요 장기들에 충분한 혈액과 산소가 공급되지 않아 장기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가장 먼저 신장으로 가는 혈류량이 줄어들어 소변 생산이 감소한다. 심장도 큰 부담을 받아 가슴이 답답하거나 아프고 숨이 차게 된다. 뇌로 가는 혈류도 감소하면서 악화되면 혼란, 환각, 의식 소실까지 진행될 수 있다.


패혈증이 더 진행돼 패혈성 쇼크 단계에 이르면 생명이 매우 위험한 상황이다. 이 단계에서는 혈압이 심각하게 떨어져 승압제라는 특수 약물 없이는 정상 혈압을 유지할 수 없게 된다. 체온 조절 기능도 완전히 무너진다.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김준성 교수는 “패혈증 쇼크 환자들은 고열과 저체온이 번갈아 나타나거나 체온이 계속 떨어진다”며 “말초 혈관으로 가는 혈류가 차단되면서 피부는 차갑고 축축해지며 손발의 끝부터 파래지기 시작하고 호흡은 매우 빠르고 얕아지고 의식 상태는 더욱 악화되어 완전히 혼수상태에 빠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119에 신고하고 체온·맥박 확인을
패혈증과 패혈성 쇼크는 시간이 생명을 좌우하는 응급상황이다.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가장 먼저 119에 신고한 다음 체온을 정확히 측정하는 게 중요하다. 38도 이상의 고열이나 36도 이하의 저체온 모두 패혈증의 신호일 수 있다. 특히 감염 치료 중에 체온이 갑자기 오르거나 떨어진다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

다음으로 맥박을 확인한다. 분당 60~100회가 정상적이지만 패혈증은 100회 이상 빨라지기 때문에 맥박이 약하고 불규칙하다면 더욱 위험한 신호다. 이외에도 숨을 쉴 때마다 힘들어하거나 어지러워하고, 피부가 차갑고 창백해진다면 즉시 병원에 가야 한다.

한 번 패혈증을 경험한 고령자는 재발 위험이 높으므로 평소 감염 예방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김준성 교수는 “작은 상처나 감염 증상도 조기에 치료하고 예방접종을 꼭 받아야 하며 면역력을 높이는 생활습관을 유지해야 한다”라며 “당뇨병, 만성 신장질환, 간질환 등의 기저질환이 있으면 패혈증 위험이 높아지므로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하며 잘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