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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스바이오메드
무허가 원료 사용으로 논란이 된 인공유방 보형물 ‘벨라젤’ 제조사 한스바이오메드가 또다시 대규모 집단소송에 휘말릴 전망이다. 지난해 말 선고된 1심 판결에서 재판부가 회사 측 배상 책임을 최종 확정하자, 피해자 법률 대리인 측이 1차 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이들을 모집해 2차 소송 준비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이미 회사 측 책임이 인정된 만큼 추가 소송에서도 배상 리스크를 피해갈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법무법인 태일은 벨라젤 이식 피해자 중 최초 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인원을 대상으로 추가 소송 신청을 받고 있다.

이번 소송은 2025년 11월 25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선고된 손해배상청구소송 판결이 기점이 됐다. 당시 재판부는 피해자 5365명이 제기한 소송에서 한스바이오메드 책임을 인정해 원고 1인당 위자료 400만 원 지급을 명령했다. 전체 배상 규모는 약 214억 원으로 사측은 당초 항소를 검토했으나 최종적으로 항소포기서를 제출하며 해당 판결은 확정됐다.

태일에 따르면 벨라젤 국내 판매량(9만5473개)과 통상적인 사용 행태를 고려할 때 전체 피해자는 4만5000명 규모로 추산된다. 현재 배상을 확정받은 인원은 전체 10%인 5300여 명으로 약 4만 명 규모의 피해자가 여전히 법적 구제 범위 밖에 있다는 입장이다. 4만 명이 모두 소송에 참여할 경우 앞서 확정된 1인당 위자료로 단순 계산하면 잠재적 배상 규모는 최대 1600억 원에 달한다.


추가 소송은 한스바이오메드 경영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스바이오메드 지난해 매출액은 897억 원으로 잠재적 배상 규모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특히 영업이익은 -259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고, 당기순손실 역시 321억 원으로 전년 대비 311.2% 폭증했다. 1심 판결 금액이 판매비와관리비로 분류된 결과다.

한스바이오메드는 최근 벨라젤 후속 제품으로 시장 복귀를 선언했으나 대규모 소송 리스크가 재점화하면서 이조차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제조사 배상 책임이 판결로 확정된 상황에서 대규모 소송 리스크가 재점화되는 것 자체가 기업에는 치명적”이라며 “법적 분쟁 장기화는 브랜드 신뢰도 하락은 물론 신규 사업 추진에 큰 걸림돌이 된다”고 말했다.

한스바이오메드 측은 추가 소송 움직임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소송 대응 방안을 묻는 본지 질의에 말을 아꼈다.


구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