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간 가사 분담 방식이 성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남성은 집안일에 더 많이 참여할수록 성욕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캐나다와 미국 연구진은 성인 남녀 수백 명을 대상으로 가사 노동 분담 정도와 성 역할 인식, 개인의 성욕 수준 등을 자기 보고식 설문으로 조사했다. 이후 통계 분석을 통해 가사 분담과 성욕 사이의 연관성을 살폈다.
분석 결과, 여성은 청소와 육아, 식사 준비 등 일상적인 가사 노동을 더 많이 맡는 경향이 있었고, 이 같은 부담이 클수록 성욕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반복적이고 책임이 큰 가사 노동이 피로와 스트레스를 높여 성욕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반면, 남성은 잔디 깎기나 차량 관리처럼 비교적 간헐적인 집안일을 주로 맡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의 경우 육아와 돌봄 부담이 증가하면 성욕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지만, 청소 등 일상적인 가사에 더 많이 참여할수록 성욕이 높아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 같은 차이가 가사 노동에 대한 '인식의 차이'에서 비롯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여성에게 가사 노동은 일상적으로 반드시 해야 하는 책임으로 여겨지는 반면, 남성에게는 선택적으로 참여하는 '기여'로 인식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남성이 집안일에 참여할 경우 관계 만족도가 높아지고, 이것이 성욕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해석이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직접적인 원인과 결과를 입증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즉, 집안일을 많이 해서 성욕이 높아졌다기보다, 관계 만족도나 역할 인식 등 여러 요인이 함께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는 임상적·실용적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여성의 성욕 저하를 호소하는 부부 상담에서는 성 역할에 대한 기대와 가사 분담 구조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성 연구 저널(The Journal of Sex Research)'에 지난달 27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