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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5세 이상 많았던 환자는 사망 위험이 21% 높게 나타났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얼굴 노화 속도가 암 환자 생존 예후를 예측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 산하 매스 제너럴 브리검 암 센터와 다나-파버 암 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인공지능(AI) 기반 안면 인식 기술로 얼굴 노화 속도와 암 환자 생존율 사이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최근 게재됐다.

연구팀은 방사선 치료를 받은 암 환자 2276명을 대상으로 인공지능 모델을 활용해 안면 사진을 분석했다. 연구 대상자 중앙값 연령은 63.4세였으며, 62.9%가 첫 방사선 치료 당시 이미 전이암 상태였다. 연구팀은 환자 식별용으로 촬영된 두 장의 안면 사진을 활용해 실제 연령과 AI가 측정한 생물학적 연령 차이를 계산하고 시간 경과에 따른 노화 진행 속도를 산출했다.

분석 결과, 첫 번째 사진에서 AI가 측정한 얼굴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5세 이상 많았던 환자는 사망 위험이 21% 높게 나타났다. 특히 사진 촬영 간격에 따른 분석에서 고위험 FAR(얼굴 노화 속도) 군은 모든 그룹에서 낮은 생존율을 보였다. 10~365일 사이 단기 그룹에서는 사망 위험이 25% 증가했으며, 366~730일 중기 그룹은 37%, 731~1460일 장기 그룹은 65%까지 사망 위험이 치솟았다. 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가속화되는 안면 노화가 암 생존율을 결정짓는 핵심적인 독립 변수라는 점을 시사한다. 전이암 환자만을 대상으로 한 하위 분석에서도 FAR 예후 예측력은 동일하게 유지됐다.

연구팀은 "암 진행과 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DNA 손상, 세포 노화 등 분자적 기전이 피부 질감, 볼륨 손실, 구조적 변화 등 안면 특징 변화로 투영된다"면서 "FAR은 단순한 외형 변화가 아닌, 질병 공격성과 치료에 따른 신체적 부하를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역동적인 지표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일회성 측정값보다 시간 흐름을 반영한 FAR이 장기 생존율 예측에 더욱 강력한 성능을 보였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고 했다.

연구팀은 안면 사진 분석이 표준화될 경우 의료진은 고위험군 환자를 조기에 식별해 모니터링 강도를 조절하거나 완화 의료 적용 시점을 결정하는 등 정밀한 맞춤형 치료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이번 연구가 백인 위주의 표본을 대상으로 진행됐다는 점과 암 악액질 및 치료 독성이 노화 속도에 미치는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입증하지 못한 점은 한계로 꼽았다.



구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