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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미국 식품의약국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화이자와 아비나스가 공동 개발한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 '베파누(성분명 벱데제스트란)'를 조기 승인했다. 이번 승인은 당초 심사 기한이었던 6월 5일보다 약 한 달 앞당겨진 결정으로 베파누는 표적 단백질 분해 기술인 프로탁(PROTAC) 기법을 적용해 FDA 문턱을 넘은 세계 최초의 치료제가 됐다.

승인 대상은 최소 1회 이상의 내분비 요법을 받은 후 질병이 진행된 에스트로겐 수용체(ER) 양성, 인간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2(HER2) 음성인 성인 환자 중 에스트로겐 수용체 1(ESR1) 변이가 확인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 환자다. 

아비나스 측 데이터에 따르면 ER+/HER2 유방암 환자가 내분비 요법 및 CDK4/6 억제제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약 40~50%가 ESR1 변이를 일으키며 이는 내분비 요법에 대한 저항성과 급격한 질병 악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번 승인은 화이자와 아비나스가 진행한 임상 3상 연구인 Veritac-2 결과를 근거로 한다. 해당 임상에서 베파누는 표준 치료제인 아스트라제네카 파슬로덱스(성분명 풀베스트란트)와 비교해 우수한 유효성을 입증했다. ESR1 변이 환자군 분석 결과, 베파누 투여군은 파슬로덱스 투여군 대비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43% 낮췄다.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은 베파누군이 5개월, 파슬로덱스군이 2.1개월로 확인됐다.

다만 베파누는 ESR1 변이 여부와 상관없는 전체 환자군 대상 분석에서는 무진행 생존기간을 유의미하게 개선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개발사인 화이자와 아비나스는 베파누를 병용 요법으로 시험하던 두 건의 임상 3상을 중단하고 적응증을 특정 변이 환자의 2차 치료제로 한정했다. 양사는 상업화 권리를 제3자에게 양도하기로 결정하고 현재 파트너사 선정을 진행 중이다.

랜디 틸 아비나스 최고경영자는 "이번 성과는 표적 단백질 분해 기술이 실제 임상에서 유효한 치료 효과를 낼 수 있음을 입증한 이정표"라며 "종양학을 넘어 신경계 및 근육계 질환 파이프라인 전반에 대한 기술적 확신을 얻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승인은 ESR1 변이 환자로 국한된 결과이며 전체 환자군에서 유효성 입증 실패에 따른 표본의 한계와 향후 상업화 파트너십 구축 결과가 주요 변수로 남아 있다.​ 



구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