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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염 진단 후 입원 중이던 헬렌의 모습(왼쪽)과 뇌염 진단 전 건강했을 당시의 모습(오른쪽)/사진=니드투노우
어릴 때부터 몸에 있던 흔한 바이러스가 갑자기 치명적인 뇌 질환으로 이어지면서 평생 후유증을 안게 된 70대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8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니드투노우'에 따르면, 영국에 거주하는 헬렌 에드워즈(74)는 2025년 9월 갑작스러운 발열과 근육통, 피로, 메스꺼움 등의 증상을 겪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감기나 몸살로 여겼지만, 며칠 사이 혼란 증상과 이상 행동이 나타났고 상태는 빠르게 악화돼 응급실로 이송됐다.

병원에서도 초기에는 요로감염 등 다른 질환이 의심됐고 항생제 치료가 이뤄졌지만 호전되지 않았다. 이후 CT 검사에서 뇌 염증이 확인되면서 결국 '바이러스성 뇌염' 진단을 받았다.

뇌염은 뇌 조직에 염증이 생기고 부종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드물지만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헬렌의 경우 원인은 단순포진 바이러스 1형(HSV-1)으로 확인됐다. 이 바이러스는 입술 물집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매우 많은 사람이 보유하고 있다. 대부분은 큰 문제 없이 지내지만, 드물게 바이러스가 뇌로 침투하면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헬렌은 약 3개월 동안 입원 치료를 받았지만 뇌 손상으로 인해 회복이 더디고, 현재도 기억력 저하와 공간 인지 장애 등 후유증을 겪고 있다. 퇴원 후에는 자신의 집을 알아보지 못하는 등 일상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한때 즐기던 바다 수영과 산책도 더 이상 하기 어려운 상태다.


딸 제인 리처즈는 "독립적으로 생활하던 사람이 거의 모든 일에 도움받아야 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라며 "처음에는 단순히 몸이 안 좋은 줄 알았지만, 상태가 빠르게 나빠지는 것을 보며 두려웠다"고 말했다. 현재 헬렌은 가족들이 번갈아 돌보는 상황이며, 이후 자가면역성 뇌염까지 발생해 다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이번 사례의 원인이 된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여러 유형이 있으며, 대표적으로 입 주변에 물집을 만드는 HSV 1형과 성기 주변 병변을 일으키는 HSV 2형이 있다. 1형 헤르페스는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감염돼 있을 정도로 흔하며, 한 번 감염되면 바이러스가 신경 조직에 잠복해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이후 피로, 스트레스, 면역력 저하 등으로 다시 활성화되면서 증상이 재발할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입술 물집 등 가벼운 증상에 그치지만, 매우 드물게 뇌로 퍼지면 뇌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뇌염은 발생 원인에 따라 크게 일차성과 이차성으로 나뉘는데, 일차성 뇌염은 바이러스나 세균이 직접 뇌를 감염시키면서 발생하고, 이차성 뇌염은 신체 다른 부위의 감염이 면역 반응이나 확산을 통해 뇌에 영향을 미치면서 나타난다.

뇌염의 초기 증상은 두통과 발열, 오한, 구토 등 감기와 비슷하게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병이 진행되면 의식 저하, 혼란, 경련, 시력 이상 등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기억 상실이나 마비, 혼수상태,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진단은 혈액 검사와 영상 검사, 뇌척수액 검사 등을 통해 이뤄지며, 특히 뇌척수액 검사는 염증 여부와 원인 바이러스를 확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달라지며, 바이러스성 뇌염의 경우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하고 필요에 따라 뇌부종을 줄이기 위한 약물 치료가 병행된다. 세균 감염이 원인일 경우에는 항생제를 사용하며, 일부 면역 반응에 의한 뇌염은 스테로이드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장가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