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조선 명의 톡톡' 인터뷰
'근육병 명의'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신경과 신제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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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대동탄성심병원 신경과 신제영 교수가 근육병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한림대동탄성심병원 제공
근육은 우리 몸 전체의 30~40%를 차지하는 중요한 조직이다. 이 근육에 이상이 생기면 걷기, 물건 들기 같은 기본적인 일상생활조차 어려워질 수 있다. 많은 사람이 이를 단순한 피로나 노화로 여기고 넘기지만, 증상이 지속되거나 점점 악화된다면 '근육병'의 초기 신호일 수 있다.

과거에는 근육병이 '진단은 가능하지만 치료가 어려운 질환'으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진단 기술과 치료법이 발전하며 관리와 치료의 가능성이 크게 넓어졌다. 근육병의 원인과 증상, 치료법, 그리고 환자가 꼭 알아야 할 관리 방법에 대해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신경과 신제영 교수에게 물었다.

- 근육병이란 정확히 어떤 질환인가?
"근육병은 다양한 원인으로 근육이 손상되면서 근력이 떨어지고, 쉽게 피로해지거나 통증이 동반되는 질환군을 말한다. 우리 몸의 근육은 움직임을 담당하는 조직이기 때문에 여기에 문제가 생기면 걷거나 물건을 드는 일상적인 행위조차 어려워진다. 단일 질환이 아니라 여러 질환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원인과 진행 양상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 환자들이 가장 먼저 느끼는 초기 증상은 무엇인가?
"근육병은 비교적 초기 증상이 뚜렷한 편이다. 주로 골반, 허벅지, 어깨 등 몸통에 가까운 큰 근육부터 약해진다. 평지는 괜찮은데 계단을 오르기 힘들거나, 앉았다 일어나기 어려워지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또 팔을 들어 머리를 빗거나 물건을 드는 동작이 힘들어지기도 한다. 쉽게 피로해지고, 보행이 불안정해지거나 자주 넘어지는 증상도 동반될 수 있다. 일부에서는 삼킴 장애나 호흡 곤란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변화는 단순한 피로나 노화가 아니라 근육 이상일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 근육이 마르는 '근위축'이 나타나면 이미 늦은 상태인가?
"꼭 그렇지는 않다. 근위축은 근육 크기가 눈에 띄게 줄어든 상태로, 보통 수주에서 수개월에 걸쳐 서서히 나타난다. 따라서 초기보다는 어느 정도 진행된 뒤 관찰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근위축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말기라는 의미는 아니다. 근육병에서는 근육의 크기보다 실제 근력이 더 중요하다. 근위축은 '어느 정도 진행된 근육 손상의 결과'로 볼 수 있지만, 그 자체만으로 병의 중증도를 판단하지는 않는다."

- 근육병은 어떻게 나뉘나?
"크게 일차성과 이차성으로 나뉜다. 일차성은 근육 자체의 문제로 발생하며, 유전성 근육병과 염증성 근육병이 대표적이다. 유전성 근육병은 유전자 이상으로 발생해 대칭적인 근력 저하가 서서히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염증성 근육병은 면역세포가 근육을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으로, 비교적 빠르게 진행하는 특징이 있다.

이차성 근육병은 약물, 내분비·대사 질환, 감염 등 다른 원인으로 인해 발생한다. 원인을 제거하면 호전되거나 완치가 가능한 경우가 많아 정확한 구분이 중요하다."

- 고지혈증 약(스타틴)이 근육병을 유발할 수도 있나?
"고지혈증 치료제인 스타틴 계열 약물은 가벼운 근육통이나 근육효소 상승을 유발할 수 있고, 드물게는 근육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약 10% 정도에서 근육통을 경험하는데, 대부분은 경미하고 용량 조절이나 약 변경으로 호전된다. 다만 통증이 심해지거나 근력이 떨어지면 약을 중단하고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 모든 근육통이 스타틴 때문은 아니기 때문에 다른 원인도 함께 평가해야 한다. 드물게 약을 끊어도 면역 반응에 의해 근손상이 지속되는 '자가면역 괴사성 근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이때는 전문적인 면역 치료가 병행돼야 한다."

- 유전성 근육병은 소아에서만 발생하나?
"그렇지 않다. 뒤센느 근이영양증처럼 소아기에 발병하는 경우도 있지만, 일부는 청소년기나 성인, 심지어는 중년 이후에 처음 진단되는 경우도 있다.

또 가족력이 없어도 발병할 수 있다. 환자 본인에게서 처음 유전자 이상이 생기는 '신생 변이'가 대부분이고, 가족 내 증상이 경미해 발견되지 않은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 근육병은 어떻게 진단하나?
"진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병력과 신경학적 진찰이다. 이후 혈액검사, 근전도, 근육 MRI, 유전자 검사 등을 종합해 판단한다. 필요하면 근육 생검도 시행한다.

간 수치(AST·ALT)가 높아 발견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 효소가 근육에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근육효소(CK)와 간담도 효소(GGT)를 함께 확인해 원인을 구분한다."

- 루게릭병이나 말초신경병과는 어떻게 다른가?
"근육병은 감각 이상 없이 대칭적인 근위부 근력 약화가 특징이다. 반면 말초신경병은 저림이나 통증 같은 감각 이상이 동반되고, 손발 끝부터 약해진다. 루게릭병은 근위축과 함께 반사가 과도하게 증가하는 등 신경학적 특징이 다르다. 근전도와 신경전도 검사로 감별이 가능하다."

- 유전자 검사를 하면 모두 진단 가능한가?
"아직은 그렇지 않다. 검사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했지만, 여전히 원인 유전자가 밝혀지지 않았거나 구조적 변이 때문에 놓치는 경우가 있다. 실제로 증상이 뚜렷해도 유전자 검사에서 원인이 확인되는 비율은 40%를 넘지 못한다. 따라서 검사 결과가 음성이라도 임상 양상과 근육 생검(조직검사) 등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

-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나? 완치도 가능한가?
"이차성 근육병은 원인을 치료하면 호전되거나 완치가 가능하다. 염증성 근육병은 면역치료에 비교적 반응이 좋은 편이다. 유전성 근육병은 완치가 어려운 경우가 많지만, 최근에는 질환 진행을 늦추고 기능을 유지하는 치료가 발전하고 있다."

- 최근 주목받는 치료법이나 기술은 무엇인가?
"진단에서는 근육 MRI 패턴 분석과 RNA 분석이 정교해지고 있다. 치료 측면에서는 '뒤센느 근이영양증' 분야가 가장 앞서간다. 미국 FDA에서 승인된 유전자 치료제와 특정 유전형을 교정하는 '엑손 스키핑' 약제 등이 임상에 도입됐다."

- 재활치료와 운동은 어떻게 해야 하나?
"재활의 목적은 근육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기능을 유지하는 것이다. 고강도 운동은 피하고, 저강도 운동과 스트레칭, 가벼운 유산소 운동이 도움이 된다. 걷기나 수중 운동이 대표적이며, 관절 구축을 예방하기 위한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 급성기에는 충분한 휴식이 우선이다."

- 주의해야 할 합병증은?
"심장 침범으로 인한 심부전·부정맥, 호흡근 약화, 흡인성 폐렴 등이 대표적이다. 염증성 근육병에서는 폐 질환이나 암이 동반될 수 있어 정기적인 전신 관리가 필요하다. 근육병은 전신 질환으로 접근해야 한다."

- 언제 병원을 찾아야 하나?
"계단 오르기, 앉았다 일어나기, 팔을 드는 동작이 이전보다 확실히 힘들어졌다면 진료가 필요하다. 원인 불명의 근육효소 상승이나 반복적인 낙상도 마찬가지다. 특히 급격한 근력 저하나 짙은 갈색(콜라색) 소변이 보인다면 근육이 급격히 손상되고 있다는 신호이므로 즉시 신경과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 근육병 환자와 가족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근육병은 더 이상 '진단만 가능한 불치병'이 아니다. 정확한 진단만 이뤄진다면 맞춤형 재활, 합병증 관리, 그리고 최신 임상시험의 기회까지 얻을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혼자 버티지 않는 것이다. 의료진과 함께 장기적으로 관리해 나간다면 소중한 일상을 충분히 지켜낼 수 있다. 막연한 두려움 대신 적극적인 진단으로 희망을 찾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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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대동탄성심병원 신경과 신제영 교수/사진=한림대동탄성심병원 제공
신제영 교수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한림대동탄성심병원에서 신경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말초신경질환, 근육질환, 중증근무력증, 운동신경세포질환, 신경병증성 통증 등을 전문으로 진료하며, 신경근육질환 환자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에 주력하고 있다. 대한신경과학회 총무이사, 대한신경근육질환학회 학술이사를 맡아 학술대회와 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 학회 활동에도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풍부한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전공의 교육에도 힘쓰며, 국내 신경근육질환 진료와 연구 기반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알수록 재미있는 신경학' 저자로 참여하는 등 대중이 신경계 질환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강연과 인터뷰, 콘텐츠 제작을 통해 근육병과 말초신경질환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알리며, 환자의 삶의 질 향상과 질환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에 힘쓰고 있다.



장가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