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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폭식했다면 섬유질이 풍부한 식품을 통해 장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클립아트코리아
우리 몸의 미생물 중 90% 이상은 장에 서식한다. 장내 미생물 다양성이 감소하면 소화 기능은 물론 면역력, 기분 변화에도 악영향을 준다. 장내 환경은 매일 섭취하는 음식에 큰 영향을 받는다. 특히 초가공식품, 알코올, 고당분, 트랜스 지방을 과다 섭취할 경우 24~48시간 이내에 장내 생태계가 눈에 띄게 변한다.

인도 종양외과 전문의 아르핏 반살 박사에 따르면, 고지방, 고당분 식사는 장 투과성을 증가시켜 장 누수 증후군을 유발한다. 장 세포와 장벽 손상, 세포 사이의 단백질로 인해 독소가 혈류로 유입되면 복통이나 소화불량, 변비, 설사 등의 소화기 증상을 비롯해 만성피로나 무기력 증상이 나타난다. 반살 박사는 “장 누수 증후군으로 인한 전신 염증은 대사 기능 장애의 원인이 된다”고 했다.

장내 미생물 불균형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섬유질은 장내 미생물의 먹이가 돼 장 환경을 개선하고 배변 활동을 돕는다. 미생물이 섬유소를 분해하고 발효시키는 과정에서 단쇄 지방산이 생성되는데, 이는 장 점막을 강화하고 유해균의 성장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반살 박사에 따르면, 섬유질이 부족한 음식을 폭식할 경우 48시간 이내에 단쇄지방산 생성량이 줄어든다. 특히 대장 상피세포 건강과 항염증 신호 전달에 중요한 부티르산 생성량이 감소한다.


장과 뇌는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 면역 기능 등을 통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폭식으로 인해 장내 미생물이 변화하면 신경전달물질에도 이상이 생긴다. 특히 세로토닌과 도파민 전구체에 문제가 생겨 집중력 저하나 수면 장애가 생기고, 식욕이 증가할 수 있다.

다행인 것은 폭식으로 인해 악화된 장내 환경이 비교적 빠르게 회복된다는 것이다. 반살 박사는 “환자들은 장내 환경이 회복되는 데 몇 달이 걸린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몇 시간 안에 회복 반응이 일어난다”고 했다. 특히 섬유질과 항산화 물질의 일종인 폴리페놀이 함유된 식품,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면 24~72시간 내에 장내 미생물 균형이 점차 회복된다. 하버드 TH 챈 공중보건대학원 영양학과 겸임교수님 테레사 펑 박사는 요거트, 치즈, 케피어, 김치, 사우어크라우트 같은 발효 식품에 들어있는 프로바이오틱스가 장 건강에 유익한 미생물을 공급해 준다고 했다. 귀리나 밀처럼 섬유질이 많은 콩류나 통곡물은 장내 유익균 증식에 도움이 된다.


김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