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토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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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빈 화이트는 쓰러지기 약 두 달 전부터 두통과 혼란, 시력 저하와 함께 밤마다 극심한 갈증을 반복적으로 느꼈다. 사진은 개두술 후의 모습(왼쪽)과 현재 모습(오른쪽)/사진=데일리메일
휴가 중 느낀 극심한 갈증이 치명적인 뇌종양의 신호였던 것으로 드러난 한 남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6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에 거주하는 개빈 화이트(46)는 2023년 7월 가족과 함께 그리스로 휴가를 떠났다가 해변에서 발작을 일으키며 쓰러졌다. 그는 쓰러지기 약 두 달 전부터 두통과 혼란, 시력 저하와 함께 밤마다 극심한 갈증을 반복적으로 느꼈다. 화이트는 "아침에 일어나면 목이 너무 말라 탈수라고 생각해 물을 몇 잔씩 한꺼번에 마셨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또 문자나 이메일을 작성하는 것도 어려워졌고, 오랫동안 함께 일한 동료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등 인지 기능에도 이상이 나타났다.

화이트는 현지 병원에서 CT 검사를 받은 뒤 귀국해 수술을 받았고, 이후 교모세포종 진단을 받았다. 교모세포종은 빠르게 자라고 치료가 어려운 대표적인 악성 뇌종양으로, 성인에서 가장 흔한 유형이다. 그는 의료진으로부터 6~14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았고, 이후 다른 병원으로 옮겨 개두술과 방사선 치료, 항암 치료를 이어갔다.

다행히 현재 화이트의 종양은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재발 우려가 큰 질환 특성상 3개월마다 검사 결과를 기다리며 살아간다"고 했다. 그럼에도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며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마라톤 도전이 큰 힘이 됐다고 했다. 그는 "진단 전에는 마라톤을 뛸 생각조차 없었지만 '왜 안 되겠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달리기는 치료 과정에서 정신적으로 버틸 수 있게 해줬고, 체력 유지에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화이트는 동료들과 함께 10만 파운드(약 2억 원) 이상을 모금해 뇌종양 연구 단체에 지원했으며, 앞으로도 마라톤을 통해 기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그는 "뇌종양은 여전히 어려운 질환이지만 연구는 계속 발전하고 있다"며 "결국 중요한 것은 연구를 위한 지원"이라고 말했다. 이어 "병이 언제든 악화될 수 있다는 걸 알지만,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가려고 한다"고 했다.

뇌종양은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양성 종양은 성장 속도가 느리고 경계가 비교적 뚜렷해 수술로 완치가 가능한 경우가 많으며, 5년 생존율도 90%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악성 종양은 성장 속도가 빠르고 주변 조직으로 퍼지기 쉬워 예후가 좋지 않다.

특히 화이트가 진단받은 교모세포종은 전체 뇌종양의 약 12~15%를 차지하는 악성 종양으로, 세계보건기구 기준 가장 높은 4등급에 해당한다. 종양이 빠르게 자라면서 뇌압이 상승해 두통과 메스꺼움, 구토가 나타날 수 있고, 주변 신경이 눌리면 감각 저하나 얼굴 마비, 언어장애, 기억력 저하 등의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또 종양의 위치에 따라 호르몬이나 체내 수분 조절에 영향을 주면 화이트처럼 원인을 알 수 없는 극심한 갈증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증상이 특별한 이유 없이 계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뇌종양의 기본 치료는 수술이다. 특히 두개골을 열고 종양을 제거하는 개두술이 가장 대표적이다. 양성 종양은 수술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지만, 교모세포종은 종양이 주변 조직으로 퍼져 있어 완전히 제거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수술 이후 방사선 치료와 항암 치료를 병행한다. 치료하지 않을 경우 평균 생존 기간은 3~6개월에 불과하지만, 치료를 받으면 생존 기간을 약 1년 이상 연장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조금이라도 의심 증상이 있다면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장가린 기자